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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수사] 20억 요구는 사회와 전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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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수사] 20억 요구는 사회와 전쟁용?

입력
1999.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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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창원 거액 왜 필요했나 -탈옥수 신창원(申昌源·32)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김모(54)씨 집에서 20억원을 요구한 것은 사회 기득권층과의 「전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음이 그의 일기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빌라의 김모(54)씨 집에서 2억9,000만원을 털 당시 김씨에게 처음 『20억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가 『그런 돈이 없다』고 하자 『「할 일」이 있어 5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었다.

이와관련, 신은 인질강도 후 쓴 것으로 보이는 일기장 끝부분에 『내가 돈을 만든 것은 여자와 함께 살기 위해서가 아니다. 전쟁을 시작하려면 준비할 것도 있고 전쟁기간에 쓸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고 범행동기를 털어놨다.

신은 또 『참을 만큼 참았다. 이제 그들이 말한대로 인간이기를 포기하겠다. 죄를 짓고도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 전쟁을 선포한다. 전쟁 후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 무엇에 의해 죽게 되는지 모르고 당할 것이다. 나는 한 두번에 그들에게 희생된 수 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만들 수 있고 사용법도 알고 있다』고 범행방법까지 적고 있다.

신은 이와함께 일기장 곳곳에서 가혹행위를 했던 교도관, 애인을 성폭행한 경찰관, 부패한 정치인 등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을 나타내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했을 가능성을 높게 해주고 있다.

그의 적개심은 일기 말미에 극에 달해 『내가 이렇게 변한 것은 경찰과 정부에 책임이 없지 않다』며 『인간이 망가지면 얼마만큼 망가질 수 있는 가를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사회체제에 대한 극도의 분노심을 드러냈다.

결국 일기를 종합해보면 한때 신은 거액의 자금을 마련한 뒤 무기를 구입해 경찰과 교도관 정치인 등에 대한 무차별 살상행위를 계획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일기내용과는 달리 자신의 행적이 드러나면서 포위망이 좁혀져오자 외국에서 안전하게 숨어지내기 위해 밀항비용과 정착금을 마련하려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수사당국은 신이 탈옥 후 행적이 묘연하자 밀항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부산과 울산 마산지역 밀항조직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기도 했으며 신이 검거됐을 당시 은신했던 순천도 밀항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신은 부산교도소 복역 당시 영어와 일어공부를 상당히 열심히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박상준기자 sjpark@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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