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과 김종필총리가 공동여당과 야당 일부, 재야세력이 참여하는 보혁연합 형태의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눈앞에 닥쳐 오고 있는 셈이다. 공동정권의 수뇌부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 현실적으로 이에 제동을 걸 세력이 없다고 보기때문에 정치권 빅뱅은 시간문제라고 여겨진다.신당의 구성세력은 「2+알파」라고 공공연하게 불려지는데, 알파에 해당하는 한나라당 인사들이 자진해서 이탈 할 것인지, 아니면 정권이 영향력을 행사해서 인위적으로 이탈시킬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내각제 문제가 결국은 신당창당에 의한 정계 대개편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공동정권이 신당 창당으로 방향을 잡은 이유는 아무래도 내년 4월에 치러질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봐야 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지금의 간판을 달고 총선에 나설 경우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다는 보장은 없다. 내각제 개헌약속 파기로 대국민 신뢰도가 떨어진데다 정권의 도덕성과 연계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 민심이 멀어지고 있다.
공동정권이 총선에서 패배 할 경우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총선에 패배 할 경우 김대통령은 정권기반이 취약해져 레임덕 현상을 겪게 될 것이고, 김종필 총리는 퇴진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신당창당은 공동정권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측면이 크다.
그런데 문제는 신당창당이 정권의 효율적 관리와 유지의 측면에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는 데 있다. 두사람간에 권력승계를 위해 신당을 창당하려 한다는 시각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길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야당 인사의 신당참여를 위해 당근과 채찍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정계개편이 인위적이냐 아니냐, 그 평가의 갈림길은 당근과 채찍중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채찍이 무엇이라는 것을 국민은 이미 훤히 알고 있다.
김대통령은 인위적 정계개편을 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야당 인사 영입과정에서 야당을 지나치게 흔들면 「인위적 정계개편」이라는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다. 정권을 잡은 정당이 중심이 되어 정치권을 개편하고,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은 순수성에 의심을 받기 십상이다. 공동정권의 수뇌부는 이런 점을 깊이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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