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DJP의 워커힐 회동 사실이 알려진 데 대해 걱정스런 분위기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가 사전준비도 없고, 분위기도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 만난 형식에 우려가 적지않다. 일이 잘못될 경우 그 피해를 직접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아울러 김대통령과 김총리가 큰 그림을 먼저 그리기 위해 회동했다면, 이는 반드시 보안을 유지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3년 뒤에 비사(秘史)로 나올 얘기가 하루 이틀만에 흘러나오니…』라고 개탄했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내각제연기 등 난제들을 해결하려면 김총리의 힘이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충청출신 의원들을 달래기도 전에 신당 얘기까지 나와 일이 꼬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걱정 때문인지 청와대는 오전에 회동 사실을 모른다고 했다가 오후에는 이를 시인하는 등 하루종일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오전 수석회의 후 박준영(朴晙瑩)공보수석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고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과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나중에 자민련쪽에서 회동사실이 확인되자 박수석은 『말할 수 없는 처지』라며 반(半)시인을 했다가 오후 김대통령의 지침을 받고 『대통령과 총리가 부부 동반으로 만나 국정전반을 논의했으나 신당 창당 합의는 없었던듯 하다』고 밝혔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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