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0일 여권의 정계대개편 움직임에 용수철처럼 튀어올랐다. 세풍(稅風)재점화를 통한 「이회창(李會昌)죽이기」와 같은 맥락으로 본 것이다. 이회창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하는 것으로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포문을 연 뒤 「단세포적인 정치기술」 「책략의 정치」등 평소 삼가던 거친 표현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여권을 맹렬하게 비난했다.김덕룡(金德龍)부총재는 전북지역 청년위 발대식에서 『DJP동거체제의 붕괴를 막기위한 자구책』이라고 몰아붙였고, 안택수(安澤秀)대변인도 『3당 합당의 피해자인 두사람이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모습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비꼬았다.
한나라당은 비난공세와 별도로 「2+α」시도 자체를 무력화하는 대책을 마련중이다. 이총재가 김윤환(金潤煥)·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에 이어 20일 서청원(徐淸源)전총장과 조찬회동을 했고, 총재실에서는 중진의원들의 소외감을 달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권역별대표체제, 고문 부총재급들이 참석하는 중진협의체 구성 등이 그것이다.
대여투쟁의 칼날도 벼렸다. 지구당별로 「국정파탄 규탄대회」를 열어 정계 개편과 임창열(林昌烈)지사 비리 등을 겨냥한 장외투쟁과, 상임위를 통해 여권을 몰아치는 원내투쟁을 병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반발강도와는 달리 실제 긴장도는 높지않아 보인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α의 폭발력은 보잘 것 없다』고 단정했고, 이총재도 『비민주적인 방식에 동조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경우 자칫 여권의 페이스에 말릴 가능성을 염려, 짐짓 태연을 가장한 제스처로도 읽힌다. /최성욱기자 feelchoi@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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