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계열사 주가가 하룻만에 장밋빛에서 먹빛으로 바뀌었다.20일 주식시장에서 15개 대우그룹 계열 상장종목 가운데 대우통신과의 합병을 위해 거래정지된 상태인 대우정밀을 제외한 14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대우자동차판매가 전날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돌아서는 등 8개가 하한가를 나타냈다. 구조조정안이 발표된 19일에는 12개 종목이 상승세를 보였었다.
평균주가도 전날 1만2,982원에서 이날 1만1,397원으로 전날에 비해 13.4%나 떨어졌다. 박순신(朴信淳)조흥증권투자분석팀장은 『구조조정방안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5월이후 강보합세를 유지해왔지만 발표후에는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팔자」주문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그룹 주가의 급락세는 투신업계가 4조원 신규지원에 반발하는 등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 또 금융기관의 부담으로 재벌그룹을 지원하는데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증시관계자들은 풀이했다. 은행업종의 주가가 이날 평균 5.23%하락, 업종별 지수하락률 1위를 기록한 것도 대우그룹 구조조정안의 부담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증자를 통한 대우의 구조조정 계획도 주가급락으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우그룹 계열사 가운데는 ㈜대우, 대우자동차판매, 대우증권 등 3개사의 유상증자절차가 진행중이다. 이 가운데 발행가가 다음달 26∼27일로 청약일이 잡혀있는 ㈜대우는 이날 주가가 6,120원으로 떨어져 발행가 5,100원을 위협하는 상황을 배제하기 힘들게 됐다. 증시관계자들은 『계열사매각 등 구조조정방안이 얼마만큼 신속히 진행되느냐에 그룹주가의 향방과 증자를 통한 구조조정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기자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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