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64강, 올해 목표는 우승」.경기 안양시에 사는 열일곱 동갑내기 삼총사가 전국 길거리농구를 평정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안양 신성고 2,3년생인 전상운(3년) 이상규(2년) 안기복. 이들은 24일~8월16일 한강시민공원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99나이키 3·3농구대회에 참가신청서를 냈다. 목표는 고등부 우승을 차지, 9월초 미국에서 아시아 6개국 대표들과 한판 붙는 것.
『고3이 되면 더이상 농구에 매달리는 것은 힘들겠죠.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이상규) 『후배들이 농구를 워낙 잘 하니까 마음 든든합니다』(전상운) 『미국에 꼭 한번 가고 싶어요』(안기복)
결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다. 이상규(가드)는 중3년때 다른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 이 대회에 참가, 3,000여팀을 제치고 중등부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에서 맞붙은 6개국 아시아대표들과의 친선경기에서도 우승. 이상규는 이어 지난해 같은반 친구인 안기복(센터)과 또다른 팀을 만들어 대회에 나갔지만 64강에 머물고 말았다. 아무래도 고2년·고3년 형들과는 상대가 안됐던 것.
하지만 올해는 자신있다. 몸집도 커졌고 포워드인 전상운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새로 지은 팀이름은 학교 이름을 딴 「신성」. 이미 5월 안양에서 열린 2개 길거리농구대회에서 모두 우승컵을 차지했다.
「신성」은 농구만 잘 하는 게 아니다. 이상규는 5월 전국랩페스티벌에서 고등부 3등을 차지한 래퍼인데다 반에서 1,2등을 다투는 만능재주꾼. 전상운은 교내 크리스천동아리에서 아카펠라 중창단원으로 활약하고 있고, 안기복은 세 명중 가장 많은 여자친구들이 있을 정도로 유머감각이 풍부하다.
『농구가 왜 좋냐구요? 축구는 한 경기에 많아야 3,4골밖에 안날 정도로 느리지만 농구는 굉장히 빠르거든요. 더욱이 길거리농구는 반 코트만 쓰니까 더욱 빠르고 골도 많이 나죠』. 이들이 밝은 웃음을 지으며 늘어놓는 농구예찬론은 끝이 없기만 하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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