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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가 너구리 엄마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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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가 너구리 엄마 됐네"

입력
1999.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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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견의 맹주 풍산개가 사냥감인 야생너구리를 젖먹여 키운다」경기 안성군 삼죽면 덕산리 산11 이솔동물농장가든에는 요즘 생후 1개월 남짓된 야생너구리에게 젖을 먹이는 풍산개를 보기 위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평소 동물애호가로 소문난 이 집 주인 이기운(李起雲·45)씨가 지난 달 23일께 인근 계곡동부락 수로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길이 10㎝가량의 야생너구리 새끼 6마리를 우연히 발견, 집에서 키우던 풍산개에게 「입양」시켜 준 것.

이씨는 이 너구리들이 어미를 잃고 굶주려 있는 모습이 애처로워 밤에 2년산 풍산개의 눈을 가리개로 가려 자신의 새끼처럼 착각하게 한 뒤 너구리몸에 개똥을 묻혀 젖을 빨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이 개는 1시간만에 눈가리개를 뗀 후에도 야생너구리들을 자신의 새끼처럼 다독거리고 장난도 치면서 젖을 먹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후 이들은 어미와 새끼의 관계를 유지하며 사람이 접근하면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짖어대는가 하면 어미의 목을 쓸어주는 등 자식과 부모로서의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주인 이씨는 『북한지역의 유명한 사냥견인 풍산개는 호랑이를 잡을 때 이용될 정도로 용맹스러워 아마 이 너구리들을 야생에서 만났더라면 단번에 물어 죽였을 것』이라며 『너구리가 더 자라는대로 동물원에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성=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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