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러나는 신창원 범행 -경찰은 19일 『5월 31일 신창원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S빌라 301호의 김모씨집에 침입, 가족을 인질로 삼고 2억9,000만원을 털어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 김씨를 비공개장소에서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범행
신창원은 5월 31일 0시30분께 김씨 집에 복면을 한채 침입, 미리 준비해 온 1m가량의 쇠사슬로 자신과 부인(50), 초등학교 6학년인 딸 등 3명을 묶었다. 이어 신이 『죽을래, 돈을 내놓을래. 이 집이 얼마 정도 되느냐』고 협박하자 김씨는 『아이들 때문에 항거할 수 없으니 풀어달라며 집은 7∼8억원 정도 된다』고 답했다.
신은 쇠사슬을 풀어주면서 『그러면 재산이 80억원 정도는 되겠는데 20억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김씨가 『그런 큰 돈이 없다』고 말하자 신은 『할일이 있어 5억원이 필요하다』면서 미리 장롱을 뒤져 찾아낸 현금 4,000만원과 액면가 5,000만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10장을 던지면서 찾아올 것을 요구했다.
이에따라 이날 오전 9시께 김씨의 부인이 딸을 데리고 나가 오전 11시께 집으로 전화를 걸어 『현금 2억5,000만원은 준비됐으나 나머지를 찾으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말하자 신은 그냥 돌아올 것을 요구했다.
김씨의 부인이 12시께 집에 도착하자 신은 집에 있던 현금 4,000만원등 2억9,000만원을 가방에 챙겨 김씨 소유의 BMW승용차 뒤트렁크에 싣고 김씨와 딸을 태워 400㎙가량 달리다가 『차량을 가지고 가면 귀찮다』며 김씨 등을 내리게 한뒤 승용차를 몰고가다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김씨주변
전북 완주군 고산면 출신인 김씨는 부인 차모(45)씨 집안이 전주에서 대형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을 계기로 요식업계에 뛰어들어 큰돈을 모은것으로 알려졌으나 재산규모가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김씨의 소유로 알려진 대형 예식장은 90년 개관했으나 계약자는 김씨가 아닌 오모씨로 돼 있다. 또 90년 초 재계약을 맺을 때도 또 다른 오모씨 이름으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관계자는 『이 예식장은 호화예식장 문제로 끊임없이 크고작은 문제에 연루돼 왔으며 김씨는 이를 의식해서인지 전면에 등장하는 것을 매우 꺼려왔다』며 『현재 예식장은 비수기를 맞아 7~8월 임시휴업에 들어가 있다』고 전했다.
또 김씨의 주민등록 주소는 거주지와는 달리 강남구 일원동으로 돼 있으며 지금 사는 빌라는 부인과 공동명의로 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의 고향친구인 한모씨에 따르면 『김씨가 사업수완이 좋아 많은 돈을 모은것으로 알려졌지만 내성적인 성격이라 동창들과도 별 연락없이 지내왔다』며 『예식장사업을 해 큰 돈을 벌었다고 예상만 할 뿐』이라고 전했다.
청담동 김씨의 집은 19일 오후 이미 가족들이 모두 외출,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황양준기자naigero@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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