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놀랐지만 침묵했다. 자민련의 속셈을 점쳐보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애써 무덤덤해 했다. 『개헌 유보의 대세를 거스르기야 하겠느냐』는 기대섞인 낙관론속에서도 『혹시나』하는 불안감을 감추지는 못했다. 대다수의 당직자들은 『며칠 더 두고 보자』며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대변인실은 『아무 할 말이 없다』며 논평조차 꺼렸다.이만섭(李萬燮)총재대행은 『좀 더 두고 보겠다』면서 『양당 총재·총재대행간 합의 정신이 존중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도 굳은 표정으로 『며칠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한총장은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총장과 합의한 대로 21일 오전 10시 내각제 협상을 위한 양당 8인협의회가 열리길 기대한다』면서 『박태준(朴泰俊)총재가 곧 김종필(金鍾泌)총리를 뵌다고 하니 거기에서 뭔가 흐름이 잡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상하다, 어떻게 그렇게 됐을까』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는 『17일 박태준총재와 이만섭총재대행이 만나 8인협의회 운영을 합의했을 때는 두 사람 사이에 분명히 연내 개헌 유보에 대한 묵시적인 전제가 있었다』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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