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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사람들은 왜 티베트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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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사람들은 왜 티베트로 가는가

입력
1999.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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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맞닿아 있는 곳. 그래서 일까. 삶과 죽음의 경계마저 무너진 곳. 문명이 등고선을 따라 이동한다면 가장 비문명의 오지. 달라이 라마와 불교, 핍박과 저항, 가난과 자족이 상존하는 세계, 티베트(Tibet).그 오지로 사람들이 떠난다. 그곳 사람들이 전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인간에게 삶과 죽음의 문제가 존재하는 한, 인류가 문명의 반문명적 위기를 느끼는 한 티베트는 영원한 「가르침의 땅」이자 「성지(聖地)」이다.

「인도로 가는 길」이 명상이고, 「이집트 열풍」이 인류문명의 위대함과 불가사의를 확인하는 것이라면, 티베트는 자기 존재를 되묻는 순례의 공간이다. 즐거운 여행과 거리가 먼, 마음의 짐을 모두 벗어버리지 않으면 숨이 차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고행의 땅. 순례자들은 그곳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소설가 박완서는 『나는 천국에 들기엔 너무 많이 가지고 있구나』라는 부끄러움을, 소설가 김영종은 『순수와 자비의 정신』을 얻었다. 일본 화가인 후자와라 신야(藤原新也)는 중세 혹은 베다(브라만교의 경전)를 보았다. 그들의 고백은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면서 우리를 간접적이나마 한번쯤 삶과 물질의 집착을 버리고, 바람과 눈을 맞으며, 그 먼지와 자갈밭길을 걷게 한다.

그러나 그 짧은 여행의 기록으로 「티베트의 정신세계」까지 다 이해할 수 있을까. 그들의 삶 속에 스며있는 불교적 세계관과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책들이 하나 둘 출판돼 그 부족함을 메워준다. 그곳 사람들, 그곳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들은, 왜 「버리고」 자연에 순응해야 하는지, 왜 티베트가 우리가 사는 퇴화한 현재보다 아름다운 「진보한 과거」인가를 말해준다.

삶과 죽음을 이해하는 티베트인들의 지혜 때문이다. 「티베트의 지혜」의 저자 소걀 린포체(린포체는 존귀한 존재란 뜻으로 훌륭한 영혼의 교사에게 부여되는 칭호)는 마음의 본성을 실현하는 길이 열쇠라고 했다. 마음의 본성이란 티베트의 오래되고 설득력있는 가름침의 정수이자 「열반」이다. 그리고 그 것은 1,200년 전에 씌여진, 죽음과 다시 태어남 사이에서 가르침을 들음으로써 해탈을 얻는다는 「티벳 사자의 서」(원제 바르도 퇴톨 첸모)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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