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총리는 19일 오후 자민련 의원총회 결의에 대해서 외견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총리는 그간의 당 안팎의 사정으로 미뤄 의원총회에서 강경발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던 것 같다.그는 이날 평소의 배가 넘는 2시간여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치현안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참석할까 했던 자민련의원들과의 오찬에도 불참했다.
김용채(金鎔采)총리비서실장은 『당에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김총리는 일단 지켜볼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모든 결정을 당에 일임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총리가 20일로 예정된 청와대 주례보고도 잠정 연기한 것도 내각제 협상 초입부만큼은 철저한 「국외자」로 있겠다는 뜻의 표현이다.
총리실은 의원총회의 심상찮은 기류를 접한 뒤에 『예상했던 일 아니냐』며 애써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한 간부는 『김총리가 당초 「당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가 최근 「당과 당끼리 협의하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얘기한 것을 곰곰히 생각해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민련이 국민회의와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연내 내각제 개헌 포기라는 백기를 들고 나갈 수 있겠느냐』며 『진통은 겪겠지만 김총리의 뜻이 이심전심으로 당론에 수렴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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