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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창원과 임창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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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창원과 임창열

입력
1999.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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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은 의적인가』 신창원이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6일 오후 한 네티즌이 통신망에 던져놓은 도발적인 질문이었다. 반응은 득달같이 쏟아졌고 이내 통신망은 「신창원 의적논쟁」으로 달아올랐다.한 통신인은 신이 도피행각을 벌이던 와중에도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성금을 전달한 사실을 예로 들며 『의적이 잡혀서 너무 안타깝다』는 소감을 피력했고 또 다른 통신인은 『신창원은 이시대의 홍길동, 한국의 로빈훗이었다』며 그를 극단적으로 우상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창원 영웅만들기는 이내 『신은 범죄자일 따름』이라는 네티즌들의 중론에 뒤덮였다. 『신을 의적으로 미화해선 안된다』『신은 중죄인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곧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신은 일개 도둑에 불과하며 도피중에도 88회에 걸쳐 강·절도를 일삼아온 파렴치범이다. 문제는 왜 삐뚤어진 「신창원 우상화」주장이 비록 소수의견이긴 하지만 상당한 공감대를 이뤘다.

당연히 공교롭게도 신이 검거되던 날 수뢰혐의로 인천지검에 구속된 임창열 경기지사가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한번에 5억을 챙기며 국민을 우롱하는 더 큰 도둑들이 판치는 세상이 결국 신을 의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한 네티즌은 『우리 사회 지도층에 대한 불신, 법에 대한 불신이 서민들이 신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끼도록 했다』고 단언했다.

『큰 도둑들은 버젓이 활개치고 다니는 비정상의 사회』가 좀도둑 신을 미화하는 기형적 현상을 낳았다는 결론으로 며칠간 통신망을 달군 「의적 논쟁」이 가닥을 잡은 것은 그나마 다행으로 보인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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