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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열전] 1. 김웅래K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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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열전] 1. 김웅래KBS PD

입력
1999.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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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프로의 도입자「세 아이가 이야기했다. 먼저 의사 아들, 우리 아버지는 수술 한번 하면 100만원 번다. 변호사 아들, 아버지가 한번 입을 떼면 200만원 번다. 목사 아들, 아버지가 20분 설교하면 8명이 돈 걷으러 다닌다」. KBS 김웅래(55) PD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코미디 뱅크(http://www.comedybank.com)」에 14일 올린 「오늘의 조크」.

한국 코미디를 말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김웅래 PD다. 영원한 현역이기를 바라는 그는 개그 프로를 한국에 처음 도입했고 주병진 심형래 등 기라성 같은 코미디언과 개그맨을 배출했다.

청소년 시절 교회에 다니면서 사회를 도맡아 진행했다. 대학 때는 연극과 글쓰기에 빠져 수업 빼 먹기가 허다했다. 그러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PD로 진출하게 만들었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기 한해 전인 73년 TBC에 입사.

『남을 웃기는 코미디가 좋았어요. 당연히 코미디 PD를 지원했지요』 말을 하다 개그맨 허참이 오자 『허! 참! 할 말이 없어지네』 라며 웃긴다. 천성이다.

코미디는 저질인가

김경태 PD 아래서 「좋았군 좋았어」 「고전 유머극장」 등 2년간 조연출 생활을 했다. 75년 「살짜기 웃어예」 연출을 맡았다. 한국 최초 개그 프로의 등장이었다. 임성훈 최미나 김병조 허참의 새로운 개그가 시청자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 「쇼는 즐거워」에선 기발한 아이디어가 총동원됐다. 인기도 높았지만 비판도 많았다. 김PD는 이 프로에서 초보적인 몰래 카메라 방식을 도입, 눈길을 끌었다. 5,000원을 길에다 던져 놓고 사람들의 반응을 몰래 카메라에 담았다. 재미있었다. 하지만 언론의 집중 포화가 이어졌다.

여기서 그는 코미디의 한계를 절감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코미디가 저질이라는 말을 자주해요. 재미있게 보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코미디는 사회·정치 발전과 국민들의 수준과 함께 한다고 봐요』 도매금으로 모두 비난하는 것은 못마땅하다고 했다.

아이디어에 승부를 건다

통폐합으로 KBS에 옮긴 이후 81년부터 한국 코미디 프로의 대명사 「유머 일번지」를 10년 동안 연출했다. 김PD는 이 프로에서 「회장님 회장님」 「변방의 북소리」 「동작 그만」 「아르바이트 백과」 등 아직도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코너들을 만들었다. 시사풍자, 정치 코미디 등 다양한 기법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그가 10년 동안 이 프로를 이끈 원동력은 아이디어 회의 도입. 개그맨과 코미디언 50명이 모두 참가한 회의에서 아이디어를 내게 하고 채택되면 프로에 출연시키는 성과급 회의다.

그는 독서·메모광이다. 생각날 때 마다 메모를 하고 일주일에 한번은 서점을 찾는다. 그리고 외국에 나가 수많은 자료를 챙겨온다. 『휴가를 내고 매년 스위스에서 열리는 골든로즈 페스티벌에 참가해요. 전세계 유명 코미디·개그 작품이 출품돼 풍부한 형식과 아이디어를 볼 수 있어요』

책 13권을 쓰다

그의 식지 않는 열정은 프로와 저작, 인터넷 홈페이지로 이어진다. 올봄 프로 개편으로 새로 맡은 「가족 오락관」 의 코너를 전면 교체, 같은 시간대 프로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유머집 「잡담으로 성공하기」 등 13권의 책을 출간했다. 또 매일 「오늘의 조크」 「코미디 극장」 「오늘의 클릭금지자」 등 다양한 코너로 꾸며져 있는 홈페이지에 새로운 자료를 올린다. 하루 1,000여명이 조회하는 인기있는 사이트.

안양대학 개그학과에 출강하고 있는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으면서 신나는 웃음을 주는 게 희망이지요. 이를 위해서 소재 제한, 역량있는 작가, 공부하는 연기자가 있어야 합니다』 고 강조한다.

대학생인 두자녀와 아내는 자신의 프로에 대해 말하지 않지만 재미있게 봐주는 걸 보면 보람이 있다고 했다.

인터뷰가 끝나 식당으로 들어서면서 종업원이 부채를 건네자 『광고가 써진 부채는 조심해야 하는데, 소도구로 활용되면 간접광고가 되니까』고 말한다. 종업원이 웃는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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