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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 X파일] 뜀박질 특기... '무술24단'은 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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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 X파일] 뜀박질 특기... '무술24단'은 허풍

입력
1999.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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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은 「의적」인가, 「거품」인가. 2년여동안 신을 추적했던 서울경찰청 강력계 박모(여)경사는 18일 자신이 수집한 「신창원 X파일」을 열었다.■동거녀들의 연민 동거녀들은 신이 신분을 밝히면 처음엔 놀라지만 그가 늘어놓은 어머니 이야기나 불우한 성장환경, 경찰을 농락한 영웅담에 모성애와 동정심, 존경심을 가지며 영화의 주인공이 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신은 은신하기에 용이한 여자와는 동거하고, 마음에 드는 여자와는 연애하는등 철저히 「동거따로 연애따로」였다. 사람이 그립지만 사람을 믿지 않은 신은 『사람은 배신하지만 개는 배신하지 않는다』며 개에 대한 애착이 유달리 강했다. 또 동거녀보다 항상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났으며 전화내역을 추궁하는 등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했다. 동거녀 몰래 구한 애인은 대부분 고급술집 출신이었다.

■거울아 거울아… 신은 89년 살인혐의로 수감되기 전부터 친구들 사이에 「거울을 끼고 사는 남자」로 놀림을 받을 정도로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썼다. 늘 거울을 보면서 헤어스타일을 바꿔 보고 눈이 좋은데도 이 안경 저안경을 바꿔가며 껴보곤 했다고 한다. 신은 멋지게 꾸민 후 『의원님(영감님) 운전기사』라며 술집 아가씨들을 유혹하곤 했다. 도주 중에도 항상 모양새를 다듬으며 『나 멋있냐. 최민수같지 않냐』고 묻곤해 동거녀 중엔 『변장을 위해 꾸미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한 사람이 있을 정도다.

■신창원은 무술 24단? 신은 여러차례 베테랑 형사들과 맞붙어 격투끝에 도주했고, 동거녀들에게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모두 합하면 무술24단』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신은 「뒷골목 싸움꾼」일뿐이다. 소년원시절 권투로 다진 맷집에 수많은 실전경험을 통해 터득한 정확한 상황판단, 그리고 「뒤에서는 못잡는다」로 널리 알려진 뜀박질 실력이 신의 밑천이다. 세 불리하면 깨물기도 마다 않는 신은 선방을 날려 상대가 끄떡없으면 36계도 부끄러워 않았으며 『1㎞이내에선 누구도 날 잡을 수 없다』고 호언하기도 했다.

■신은 대도인가 신의 범죄수법은 「크게 한탕」보다 「티끌모아 태산」에 가깝다. 신이 지나간 곳에서 소액절도사건이 급증한 것도 이런 맥락. 신은 원래 차따기, 남의 집에서 뒷주머니의 지갑 꺼내가기가 전문이었다. 신이 경찰 검문을 피할 수 있었던 것도 신분증과 운전면허증을 십여개 이상 가지고 다녔기 때문이다. 경찰은 신이 주장한 2억5,000만원 인질강도가 사실이라면 오히려 예외적인 경우로 신은 가게로 치면 「박리다매」형이라고 말한다.

■스승은 지강헌일당 신은 서울구치소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인질극끝에 자살한 영등포교도소 탈주범 지강헌일당의 유일한 생존자 강모와 친하게 지냈다. 당시 신은 사형선고를 받은채 항소중이었고 강은 사형이 결정적인 입장이라 교도관들도 이들의 대화와 접촉을 묵인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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