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7일 헌정 반세기를 넘는 제헌절 기념식을 가졌다. 굴절이 끊임없었던 우리 헌정사와 함께 국회도 영욕이 점철됐고, 헌법도 누더기가 되다시피 여러번 손질됐다.이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민의 정부」가 내세운 제2의 건국정신과 정치개혁으로 국회는 새로 태어나는 산고의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권력구조의 개편문제를 놓고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르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보좌하는 국회사무처는 선진적인 국회활동을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다. 21세기와 새 천년을 향한 국회는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정치의 장이 되어야 한다. 능률적이고 세계화한 국회, 그리고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실현하는 국회가 돼야 하고 초(超)전자시대에 부응하는 과학적 국회가 돼야 한다.
사무처는 이를 위해 국회의 문을 활짝 열었다. 관료적 구태를 씻고 유리창을 통해보듯 의정활동을 지켜볼 수 있는 투명한 국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선착순으로 국회방청이 이루어지고, 매일 1,000여명이 국회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법제예산분석 등 정책지원 부서의 인력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고급정책인력을 수용하기 위해 인턴제를 시험적으로 실시키로 했다. 의원들의 투표를 전자식으로 전환한데 이어 의안과 문서들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사무처와 각 위원회, 의원들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유권자와의 거리를 단축하고 세계화를 촉진시키려 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활용하고 이끌어 갈 의원들의 자질과 열의, 공적 봉사심이다. 의원들의 독자성을 더 높이기 위해 정당의 국회지배 현상을 어느 정도 제어하고, 정치적 쟁점과 민생문제를 분리처리하는 전통이 만들어져야 한다.
정치개혁과 국회개혁은 더 많은 양질의 유권자가 선거에 참여해 21세기에 걸맞는 선량들을 더 많이 배출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그래서 다음 선거를 사무처는 예의 지켜볼 수밖에 없다.
/박실·국회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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