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빌려드릴까요』정보통신 벤처기업 ㈜가리온(www.garion.co.kr)의 안상영(28)사장은 대뜸 휴대폰부터 내놓았다. 새로 시작한 외국인 비즈니스맨을 위한 휴대폰 임대 서비스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바이어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자국과의 통신수단으로 객실전화나 공중전화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중요한 협상이나 미팅약속 등 긴밀한 연락이 안 돼 불편을 호소합니다. 새 서비스는 객실 안에 투숙자 전용 이동전화를 설치, 투숙객이 국내 채류기간동안 이용하고 체크아웃 때 요금을 자동 결제하는 편리한 시스템이죠』
호텔투숙객의 전화서비스를 「유선에서 무선으로」바꿔놓는 이 서비스의 핵심은 두가지.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즉시 휴대폰을 개통·해지할 수 있고, 휴대폰을 반납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사용내역과 요금을 즉시 알고 결제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에 단기 체류하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휴대폰을 쓰기 위해서는 본국에서 국제로밍 서비스를 신청하고 공항에서 휴대폰을 빌려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불편했다. 게다가 요금정산도 즉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몇 주가 지난 후 본국으로 계산서가 날아온다. 가리온은 이런 점에 착안, 자체 서버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즉시 요금부과 시스템을 개발해 이동통신사의 교환기와 호텔 전산실을 서로 연계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에서 단말기를 공급받았고 현재 서울시내 특1급 호텔들과 계약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가리온은 정보 미디어와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안사장은 『아이디어와 끊임없는 기술개발이 벤처 성공의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라고 했다. 안사장은 95년 컴퓨터에 관심있는 동료 5명과 자본금 4억5,000만원으로 정보통신 벤처사업을 시작했다. 『가리온은 마이크로소프트사처럼 「기술」과 「경영」을 엄격히 분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자금관리와 회사경영은 사업 선배격인 고현준(41)회장이 전담하고 안사장과 연구진은 기술개발에만 전념한다. 고교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안사장은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용산전자상가를 제집처럼 드나들며 컴퓨터를 조립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느라 공부는 뒷전이었다.
가리온은 96년 국내 최초로 대입 수능시험의 인터넷 방송 실황중계에 성공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국내 대학과 기업의 PC통신망, 종합정보통신망(ISDN)등의 네트워크작업, 홈페이지 구축을 도맡다시피하면서 정보통신업계의 「스타」로 성장했다. 내년엔 코스닥에 등록할 예정. 현재 영상데이터 전송 기술을 이용한 통합물류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러시아 우주항공연구소와 기술제휴를 통해 비행기등 동체설계용 소프트웨어와 3차원 하드디스크 저장기술등을 이전받을 계획이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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