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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롤러족]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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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롤러족]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입력
1999.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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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박병희(48·경기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씨는 요즘 매일 오전 9시만 되면 인라인 스케이트를 매고 일산 호수공원으로 「출근」한다. 새벽같이 나가는 남편과 두 아이의 아침밥을 차려주고 집안일을 끝낸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웃들과 함께 2~3시간씩 호수순환도로를 달린다. 이름하여 「주부 롤러족」.호수공원 주변을 누비는 「주부 롤러족」은 대략 30여명. 대부분 인근 아파트단지에 사는 30~40대 주부들이다. 2~3년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이 타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던 주부들이 스스로 롤러를 신고 호수공원에 나타난 것은 올해 3월께. 당초 스키강습을 받던 사람들이 스키시즌이 끝나면서 타는 요령과 기술이 비슷한 인라인스케이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롤러족을 이루게 됐다.

1년여의 경력을 가진 박씨는 「고수」의 대열에 낀다. 5㎞ 가까운 호수순환도로를 14분대에 주파할 뿐만 아니라 계단도 자유롭게 오르내린다. 박씨는 『다른 운동보다 비교적 간편하면서 운동량도 많은 게 매력적』이라며 『얼마전 초등학교 아들의 운동회 때 50㎙를 전력질주했는데도 평소같으면 며칠 고생했지겠만 이번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자랑했다.

무엇보다 인라인스케이트가 관심을 끄는 것은 운동신경이 떨어지고 운동량이 적은 주부들에게 탁월한 운동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뛰는 운동이 아니므로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허리와 하체의 몸매를 탄력있게 가꾸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올 3월에 처음 타기 시작한 정은숙(29·일산구 주엽동 금호아파트)씨는 『평소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가 아프고 소화도 잘 안됐는 데 롤러를 타면서부터 그러한 증상이 싹 없어졌다』며 『특히 허벅지와 다리 살이 빠지고 아랫배가 몰라볼 만큼 들어가면서 체중도 한 달만에 2㎏이나 줄었다』고 소개했다.

탤런트 홍진희씨도 단골멤버. 7월초부터 타기 시작한 홍씨는 『그동안 수영,에어로빅, 헬스, 골프 등 웬만한 운동은 다해보았지만 인라인스케이트만큼 재미있고 몸매관리에 좋은 게 없었다』며 『방송이 없는 날에는 하루종일 나와 즐긴다』고 자랑했다.

일산지역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강습을 하고있는 이익형씨는 『에어로빅과 수영을 가르치다가 주부들의 요청으로 인라인스케이트를 지도하기 시작했다』며 『평일 한산한 호수공원을 달리며 스트레스를 풀고 체력을 다질 수 있다는 이점에 주부 뿐만 아니라 방학을 맞은 여대생과 청소년들까지 가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부상위험. 스케이트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중심이 위쪽에 있으므로 자칫 넘어지기 쉽다. 때문에 헬밋을 비롯해 손목, 발목, 무릎을 보호하는 안전장비를 갖추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씨는 『가슴과 허리를 펴고 전방을 주시하면서 최대한 무릎을 굽혀 중심을 낮추면 부상할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가족끼리 나가 탈 수 있는 곳으로는 서울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와 여의도지구,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 올림픽공원, 한강 자전거도로, 분당 중앙공원, 평촌 중앙공원등이 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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