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와 김현욱(金顯煜)총장은 『대선 당시 약속을 기초로 내각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내각제 개헌 연기로 양보하더라도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처음에는 대선합의문에 명시된 「99년말 순수내각제 개헌」카드를 들고 나가겠다는 복안이다.김종필(金鍾泌)총리도 김총장에게 『대통령과 구체적으로 합의한 것이 없으니 원점에서 논의해 가급적 많은 것을 얻어 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은 개헌 시기에서 한발 양보하더도 내년 16대 총선직후에 개헌을 추진하자고 주장할 방침이다. 물론 부칙조항을 통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5년 임기는 가급적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또 개헌 유보에 대해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 차원에서 총선 이전에 양당간 내각제 헌법안을 입안, 공개해 총선에서 「개헌 의결 정족수 확보」를 호소하자는 의견이 많다. 자민련은 내각제 개헌시기를 양보할 경우 개헌 형태에서는 순수내각제를 고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일각에선 이원집정부제도 거론된다.
자민련은 내각제 문제에서 양보하는 대신 총리권한을 강화하고 내년 총선 공천 지분을 가급적 많이 따내려고 한다. 자민련은 대선합의문에 명시된 「국무총리의 지위와 권한행사 등에 관한 법률」을 조속히 제정, 헌법상 총리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정계개편 여부와 관계없이 내년 총선에서 자민련 몫으로 실질적인 50%를 할애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지역 공천에서도 양당이 절반씩 나눠 갖자는 것이 자민련측 주장이다. 자민련은 합당 등 정계개편 방안에 대해선 먼저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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