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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2세실종] 12초간 1200피트 급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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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2세실종] 12초간 1200피트 급강하...

입력
1999.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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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대별 사고 재구성16일 오후 8시38분(이하 현지시간). 뉴욕 인근 뉴저지 페어필드의 엑세스공항에서 파이퍼 경비행기 한대가 붉게 노을이 타오르는 하늘로 치솟았다. 미국인들에게 영원한 「어린왕자」 존 F 케네디 2세(38)가 야간비행에 나선 것이다. 그의 최종 목적지는 케네디가의 「캐멜롯성(城)」인 매서츄세츠주.

케네디 2세는 모험을 좋아했지만 항상 신중한 젊은이였다. 비행면허는 지난해 4월에 땄다. 이전에는 가문에 내재된 비극의 멍에를 알고있는듯 교관을 동행시키고 여차하면 전세기를 이용하곤 했다. 하지만 약간 안개가 끼긴 했지만 청명한 여름 날씨 탓인지. 사촌 로리의 결혼식에 간다는 흥분때문인지 이날은 직접 조종간을 잡았다. 그의 옆에는 부인과 처형 로렌 버셋이 자리잡았다. 처형은 중간에 마서스 비녀드에서 내릴 참이었다.

비행기는 마서스 비녀드 도착예정시간인 10시를 넘도록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애가 탄 가족들은 17일 새벽 2시15분 미연방항공국(FAA)에 실종 신고했다. 다른 비행장에 내렸을까 모두 조사했지만 허탕이었다. 심지어 케네디가 사는 맨해튼아파트에도 경찰이 찾아 갔지만 그는 어디에도 없었다. 조사결과 비행기와 공항당국간에 마지막 교신시간은 오후 9시39분. 마서스 비녀드 남서쪽 27㎞ 해상이었다. 레이더상 표기로는 공항에 접근하며 12초간 1,200피트를 급강하한후 사라졌다. 불길한 조짐이었다.

FAA와 해안경비대(USCG)는 즉각 대규모 수색작업에 들어갔다. 공군 수색기들도 가세했다. 비행항로를 따라 롱아일랜드에서부터 마서스비녀드까지 샅샅히 는 저인망식 수색이 전개됐다. 롱아일랜드인근에서 긴급 위치신호가 포착됐으나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행용 가방 하나가 마서스 비녀드 해변에 떠올랐다. 이 가방에는 처형 로렌의 명함이 달려있었다. 비행기 잔해도 속속 발견됐다. 이제 「실종」이라는 말은 「추락」으로 대체됐다. 그리고 수색이 20여시간을 넘기며 수색속보를 지켜보던 미국인들의 「희망」도 점차 사라져 갔다. 야간비행에 나선 어린왕자가 끝내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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