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질병이 없는데도 감기를 달고 사는 허약아들이 많다. 이런 어린이들은 다리가 아프다고 자주 호소하거나 코피, 권태감 등으로 쉽게 피로를 느낀다. 옷이나 베개를 적실 정도로 식은 땀이 많이 나며 체중도 늘지 않는다. 그런데도 검사를 해보면 대부분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사람은 선천적으로 건강하게 태어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태어날 때부터 허약한 체질도 많다. 건강하게 태어났더라도 자라는 동안 불균형한 영양섭취와 스트레스 등으로 허약해질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몸을 보(補)해주면 건강을 되찾는데 도움이 된다.
운동신경계가 약한 어린이는 식욕부진과 어지럼증을 자주 호소하며 코피가 잘 난다. 순환정신신경계가 약하면 자주 놀라고 무서움을 타며 신경질을 잘 내고 땀을 많이 흘린다. 소화기계에 문제가 있으면 자주 체하고 입냄새가 심하며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호흡기계가 약한 어린이는 잦은 감기에 시달린다. 이런 아이들에겐 보약으로 허약한 부위를 보강해 주는 게 좋다.
어린이에게 적절한 보약은 십전대보탕, 육미지황탕, 양위탕, 보혈탕, 건중탕 등. 군것질을 자주하고 밥을 먹지 않는 어린이, 감기가 끝난 후에도 기침을 연발하는 어린이에겐 녹용과 당귀를 배합한 귀룡탕이 좋다.
보약을 쓸 때는 먼저 어린이가 적당한 운동을 하고 있는지, 엄마의 과잉보호는 없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균형잡힌 영양식과 적당한 운동으로도 어린이의 허약증은 대개 좋아진다. 감기나 편도선염으로 감염증상과 고열이 있을 때는 먼저 감기나 감염증상을 치료한 뒤 보약을 써야 한다. 소화력이 약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소화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급한 마음에 보약을 먹이면 제대로 흡수되지 않을 뿐더러 소화기계가 더욱 약해진다.
/김덕곤·경희대한방병원 소아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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