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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성자탄 보유 발표 의도는, 미독주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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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성자탄 보유 발표 의도는, 미독주 견제

입력
1999.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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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중성자탄을 자체 개발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발표한 의도는 무엇일까. 세계 5대 핵강국중의 하나인 중국이 일종의 전술핵무기인 중성자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라고 군사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미묘한 시점」에, 전혀 「중국 답지않은」 행동을 보였다는 사실은 큰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우선 이 소식이 처음 알려진 15일은 리덩후이(李登輝) 대만총통의 「양국론」 발언으로 양안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이날자 머리기사로 군의 영토수호 의지를 천명하는 결의를 실었고, 대만은 전투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중국은 16일 한 걸음 더 나아가 대만과의 공식 외교채널인 해협양안관계협회(ARATS)의 왕다오한(汪道涵)회장의 대만방문도 사실상 취소, 양안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중성자탄 보유 사실을 정부대변인인 자오치정(趙啓正) 신문판공실 주임의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고, 신화통신은 이례적으로 「어전트」(급전)로 타전했다. 중국이 미국의 핵개발기술을 훔쳐갔다고 주장한 콕스보고서를 반박하기 위해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다고는 받아들이기 힘든 대목이다. 콕스보고서 발표 직후 미국과학자협회의 인터넷 사이트를 소개하며 이미 반박 회견을 가졌던 중국 정부가 갑자기 이를 반박하는 내용을 다시 발표한 것도 다른 의도가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일단 중국이 더이상 비밀이 될 수 없는 중성자탄의 보유사실을 의도적으로 공개함으로써 대만에 대한 위협과 미국에 대한 견제라는 두가지 실리를 함께 챙기려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성자탄은 70년대 미국이 소련군의 서유럽 침공시, 시설물은 보호하되 침략군만을 전멸시킨다는 구상아래 탄생시킨 냉전시대의 산물. 양국론을 되풀이하고 있는 대만과 유고주재 중국대사관 오폭 사건을 야기한 미국이 중국의 중성자탄 보유 사실을 상기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위협과 견제가 된다는 계산이다.

중국은 이달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포럼에서 미중 외무장관 회담의 성사 가능성조차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오폭사건의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냉전의 산물인 중성자탄으로 신냉전을 부추키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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