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연방내 코소보주 알바니아계의 온건파 지도자 이브라힘 루고바가 15일 지지자들의 꽃다발 세례속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마케도니아에서 코소보주 수도 프리슈티나에 이르는 도로변에는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늘어섰고 프리슈티나에 있는 그의 집에는 1,500여명의 인파가 모였다고 외신들이 전했다.그동안 투쟁과정에서 비폭력을 주창, 「코소보의 간디」로 불리는 루고바는 『내가 대통령』이라는 귀국일성과 함께 「화해」를 강조했지만 그의 앞날에는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세르비아계에 대한 투쟁 공로를 앞세우고 있는 강경파 코소보해방군(KLA) 지도부와의 치열한 권력 투쟁이 그것이다.
과거 코소보주 알바니아계에 의해 두차례나 대통령으로 선출된 루고바는 유고 당국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년간 서방의 주요 접촉 창구역할을 했다.
그는 그러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 공습이 이뤄지고 있던 시기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과 만나는 장면을 세르비아 TV가 방영한 데 이어 이탈리아로 망명길에 오르는 바람에 지지를 크게 잃었다. 루고바는 당시 협박 속에서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의 비방자들조차 이 점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으나 KLA는 이를 공격자료로 활용해 왔다.
루고바와 KLA는 일단 서로 협력을 다짐했고, 알바니아계의 유일한 지도자를 자처하며 과도정부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KLA 정치 지도자 하심 타치도 『코소보에는 루고바가 머물 공간이 충분하다』며 그의 귀국을 반겼다.
하지만 루고바의 귀국을 계기로 벌써부터 권력투쟁의 조짐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그의 앞길은 결코 순탄치않을 전망이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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