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분 작전」 탈옥수 신창원의 신고에서 검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20분. 한 시민의 신고, 긴밀한 공조, 경찰의 전격작전이 일궈낸 개가였다. 한편의 드라마였다.◆신고=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 최은순경은 16일 오후3시40분 『신창원과 닮은 사람을 봤다』는 신고를 받았다. 신고자는 전남 순천에 사는 전자제품 수리공 김모(29)씨. 이날 오전 가스레인지 부품교체를 위해 순천시 연향동 대주아파트 104동 205호를 찾은 김씨는 깜짝 놀랐다. 키가 170~175㎝, 체중 70~80㎏되는 건장한 체구에다 광대뼈가 나온 모습이 영락없는 신창원이었다. 여자도 한명 있었는데 부부사진도 없고, 거실 한쪽엔 운동기구들이 즐비했다. 신창원이 확실하다고 생각한 김씨는 자신의 휴대폰을 열었다.
◆검거=신고를 받은 서울경찰청은 전남경찰청과 순천경찰서로 「긴급상황」을 통보했다. 검거반이 현장에 도착한 것은 오후4시25분. 개미 한마리 빠져나갈 수 없도록 아파트 주변을 에워쌌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6명의 병력을 추가 투입했다. 오후4시50분 아파트 현관문과 베란다에 정예병력을 배치했다.
현관조가 문을 살짝 두드렸다.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10여분간의 침묵이 흘렀다. 순간 권총을 휴대한 베테랑 경찰관 5명이 베란다를 통해 창문을 열고 방안으로 튀어 들었다. 「우당탕」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후 방안으로부터 문이 열렸다. 순간 현관문 앞에 대기하던 경찰 6명이 돌진했다. 아파트에는 신창원 혼자 있었다. 동거녀는 1시간전에 시장간다며 외출했다. 신창원은 『도망가지 않을테니 걱정 말라』며 순순히 검거에 응했다. 경찰은 신창원을 포승줄로 결박했다.
◆압송=경찰은 신창원을 순천경찰서로 압송, 지문과 문신을 통해 신원을 최종확인했다. 신창원은 운동복 반바지에 체크무늬가 있는 셔츠를 입고 있었다. 단정한 머리에 수염을 깎아 몽타주와는 큰 차이가 있었으며 다소 수척한 모습이었다. 경찰은 신창원이 살던 아파트에서 1만원권 현금뭉치가 들어있는 골프가방 3개와, 일기장 형식의 수첩 등을 찾아냈다.
◆수사=경찰은 이날 저녁 신창원을 탈출장소인 부산교도소로 이송, 탈주경위와 탈옥 후 행적, 여죄 등을 추궁했다. 경찰청은 신창원이 도주과정에서 돌아다녔던 전국 각지의 경찰청 소속 요원들로 합동조사반을 편성, 부산교도소에서 신을 상대로 밤샘조사를 벌였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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