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수사 재개에 이어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 부부 수뢰사건이 터져나오자 한나라당 안팎은 『곧이어 야당의원들이 줄줄이 불려갈 것』이란 소문으로 온통 흉흉하다. 특히 세풍(稅風)사건에 연루됐거나 정치자금 불법수수 등으로 재판에 계류된 의원들은 잔뜩 몸을 움추린채 전전긍긍하고 있다.사정의 칼날이 맨처음 향할 대상으로는 세풍사건으로 체포동의안이 신청됐던 서상목(徐相穆)의원과 최근 검찰이 소환방침을 정한 김태호(金泰鎬)의원이 지목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서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기치 못한 「돌출사안」으로 자칫 본격적인 정치권 사정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눈치다. 한 당직자는 이와 관련, 『최근 대선자금 개인유용설이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현재 여야간 정쟁차원에 머물고 있는 세풍사건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서의원으로부터 정치자금을 건네받은 일부 의원들이 이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옷로비사건」처럼 정면으로 국민정서를 건드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또 김의원에 대해서는 검찰이 이례적으로 강도높은 사법처리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들은 사정바람에 휩싸여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중형이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김윤환(金潤煥)부총재에 이어 이기택(李基澤)전총재대행이 16일 재판을 받았으며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가 19일, 오세응(吳世應)의원이 23일, 백남치(白南治)의원이 30일 법정에 나가야 한다. 김부총재 재판에 현역의원 15명이 참석한데 이어 이날 이전총재대행 재판에 현역의원 30여명이 대거 참석한 것도 이같은 불안감 때문이라는 것.
이에 따라 당내 일부에서는 임시국회를 재소집해 「보호막」을 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여전면전을 선언한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서슬퍼런 기세에 눌려 제대로 목소리조차 내지못하고 가슴만 태우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은 공동여당 내각제 개헌유보 선언이후 어수선한 정국을 돌파하고 향후 전개될 정계개편의 초석을 마련하는 「제2사정의 신호탄」이라는 것이 한나라당의 판단.
세풍(稅風)사건 관련자들과 정치자금 불법수수 등으로 재판에 계류중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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