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가리」는 전체 상영시간의 절반인 45분이 CG이다. 「주라기공원」이 7분, 「고질라」가 13분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분량이다. 3차원 입체영상(3D)으로 가상의 세계를 만들고, 그것을 실사촬영과 합성하는 작업을 맡은 영구아트무비의 유희정(29) 시각효과팀장. 지난해 8월 용가리를 설계하고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부터 시작해 꼬박 11달을 싸웠다. 『새벽까지 작업을 하다 힘들면 그냥 바닥에서 자고…』실사촬영 현장에도 나갔다. 실제로 없는 용가리의 크기와 움직임을 계산해 공간을 설정하고 폭파지점을 결정해 주었다. 그래야 합성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CG의 금속성 질감을 없애고, 레인필터로 필름과 같은 입자를 넣어주는 작업도 피를 말렸다. 국내 하나밖에 없는 17억원짜리 최첨단 컴퓨터합성기 「도미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물론 100% 만족하지는 않는다. 할리우드에 비하면 부족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3D영상에 움직임까지 준 것은 처음이고, 이만한 SF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그는 영화가 좋아 수원대 무역학과를 2년만에 그만두었다. 스크립터도 했고, 심형래의 「할매캅」 「신비홍」조감독도 했다. 그러다 94년부터 CG와 합성에 미쳐 버렸다. 팀원은 모두 30명. 하나같이 CG에 미쳐있다. 심형래를 닮아서 일까. 『누가 뭐라든 한다』는 고집통들이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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