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라운드의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현상이 심각할 정도다.각팀이 9경기씩을 치르며 1라운드를 마감한 15일 현재 수원삼성과 포항스틸러스가 극과극을 마주 달리고 있다. 삼성은 5연승 포함 7승2패(승점 19)로 포항과 승점 14점차이로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미 수퍼컵과 대한화재컵을 석권한 삼성의 싹쓸이 우승이 가시권에 들어온 양상이다.
반면 포항은 어떤가. 한국프로축구연맹(회장 유상부) 회장사이기도 한 포항의 현주소는 너무 비참하다. 포항은 초반부터 삐걱거렸다. 5월중순 받아든 대한화재컵의 성적표는 A조 꼴찌(3승5패). 그러나 고정운 백승철의 부상과 이동국의 차출등 애써 자위하며 정규리그를 기대케했다.
결과는 어떤가. 2승7패(승점 5)로 꼴찌다. 누가 포항의 추락을 예견이라도 했을까. 「축구명가」포항은 만년 우승후보로 상위권을 유지해온 강팀이다.「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격언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일까.
포항은 이미 지난달 15일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황종현단장이 스스로 물러나고 최영만 포항 시의원을 새단장으로 영입하는 「충격요법」을 썼다.
그러자 대한화재컵 포함 6연패로 바닥을 치더니 2연승, 상승세를 타는가 싶었다. 환부가 너무 깊었을까. 곧바로 2연패. 창단후 최대위기에 빠진 포항은 12일 코칭스태프를 일부조정, 박성화감독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13일 경기마저 승부차기끝에 패배했다.
선수들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이동국이 4골을 넣으며 분전했고 부상에서 덜 회복된 고정운과 백승철도 부상투혼을 발휘했다. 주장 박태하는 삭발까지 했다. 그래도 환부를 도려내는데 실패했다.
과연 「백약이 무효」인 포항의 만병통치약은 뭘까. 무쇠를 녹이는 용광로의 용틀임을 그라운드에서 다시 보고싶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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