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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학생시위 보수파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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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학생시위 보수파 승리

입력
1999.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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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가 보수파의 완승(完勝)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6일간 전국을 뒤덮었던 개혁의 기운(氣運) 대신 강경 보수파들의 「보복의 목소리」가 거리를 메웠다. 이제 시위 학생들은 「사회불안 야기」 등의 죄목으로 문책을 감내해야 할 처지로 내몰렸다.압돌바헤드 무사비-라리 이란 내무장관은 10만여명의 보수파들이 관제 시위를 벌인 14일 『통합을 지향하는 시민들의 도움으로 소요가 완전히 통제됐다』고 선언했다. 고위 회교 성직자이자 이란 최고 국가안보위원회(SNSC) 부위원장인 하산 로와니는 『지난 며칠간 미쳐 날뛰며 이슬람 체제를 공격한 자들은 「공화국의 적」으로 간주,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79년 회교혁명 이후 최대 소요사태로 기록될 이번 시위의 실패는 개혁파 지도자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입지 약화와 보수파의 득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하타미와 그가 이끄는 시민사회운동당은 사태 방조 혹은 소요 대처능력 부족 등의 비난에 직면했다. 이와함께 하타미 정권이 추진해온 친서방적 개혁정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혁파는 시위 초기에 확보한 「명분」을 지키지 못한 채 결속력과 조직력에서 허점을 보인 끝에 허무하게 자멸하고 말았다. 8일부터 4일간은 평화적 시위를 통해 기세를 떨치는 듯 했지만 12, 13일 막판 시위가 정체 불명의 소요사태로 돌변, 「정국 안정」을 내세운 보수파에 대반격의 빌미를 제공한 것.

결국 시위대의 우상이던 하타미 대통령 마저 무력진압을 경고하며 「꼬리」를 내려야 했고, 이슬람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강경 진압을 명령했다. 여기에다 보수파가 장악하고 있는 국영 TV 등 언론은 하메네이 지지를 재천명하며 이슬람 강경파 주도의 「반격 집회」 참가를 종용했다. 때문에 언론자유, 경찰총장 처벌 등 학생 시위대의 요구는 철저히 무시됐다.

그러나 이번 학생시위는 하타미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이란 민중들이 평화적인 변화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란인들은 시위를 통해 언제라도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축적했고, 이는 앞으로 이란정국에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테헤란의 한 대학교수는 『침묵하는 다수는 분명히 하타미 대통령과 학생들의 편에 서 있다』면서 『그러나 하메네이를 추종하는 유력한 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했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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