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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세상] 송사에 휘말린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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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세상] 송사에 휘말린 MP3

입력
1999.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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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온라인을 통해 음악 파일을 다운 받아 듣는 「MP3」 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다. 그러나 신매체에 대한 어떠한 법적 지위가 규정되지 않은데다 관련단체나 업체, 이용자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 법정투쟁까지 가는 등 「산고」를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MP3는 새 밀레니엄 음반 산업의 총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점차 무게를 얻어가고 있다.송사에 휘말린 MP3 음악파일 제공업체인 H사는 11일 천리안 하이텔 등 PC 통신업체들이 MP3 파일 제공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게약위반이라며 서울지법에 음악파일 전송 서비스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PC통신이 6월 22일부터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레코딩뮤지션협회 등이 통신사에게 서비스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

권리자들간의 수익률 배분 문제가 도화선이 됐다. 현재 분당 30원(한 곡을 다운 받을 경우 약 500원)의 수익은 통신사업자가 50%를 갖고 나머지는 음악파일제공업체인 IP가 12~14%, 연예제작자협회 13%, 저작권협회 12%, 레코딩뮤지션협회 3% 등으로 나누고 있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엄용섭 회장은 『88년 7월 1일부터 1년간 MP3로 얻은 수익의 몫이 2억 6,000만원이다. 이 돈을 120개 회원사들이 나누었다. MP3 때문에 음반판매에 타격을 입었다고 생각하는 제작자들에게 이정도의 보상은 너무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앞으로 통신사나 IP업체가 「가수」의 역할을 해야할 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IP업자들은 연예제작자협회가 PC통신에는 서비스를 중단시켰으면서 인터넷 정보서비스 회사인 나눔테크놀로지사(www.letsmusic.com)에는 곡당 1,000원씩의 서비스료를 받고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계획중이다.

왜 문제가 발생했나 이런 분쟁은 신매체 MP3를 「호적」에 올리지 않은 탓이다. MP3가 1차적 복제물이라면 이 권리는 연예제작자협회에 많은 권리가 있다. 그러나 CD를 다시 복제한 2차 복제물이라면 음악의 제작자는 물론 작사, 작곡가 등에게까지 권리가 인정된다. 권리 당사자간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MP3의 법적 지위가 확립되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언제고 재발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문화관광부 등 관련 부처의 적극적 대처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MP3 열기 MP3 분쟁은 음악 시장이 커졌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MP3 열기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과열이다. 우리나라는 MP3에 관한 한 세계적 기록을 갖고 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MP3 맨」이라는 전용플레이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라이다. 통신망이 발달한 때문에 MP3 만큼은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다. 미국은 올 10월께 5개 메이저 음반사들이 인터넷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MP3의 전망 MP3가 새 밀레니엄의 가장 강력한 음향매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유니버설에 음반사를 매각한 폴리그램은 인터넷사와 제휴, 앞으로 MP3 서비스에 나설 것이라는 사실이 공개돼 충격을 주었다. 미국에서는 스타 랩그룹 「퍼블릭 에너미」, 록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가 인터넷에 곡을 무료로 다운하는 등 가수들이 직간접적으로 MP3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 신인그룹 「ODC」는 CD와 MP3 CD롬을 동시에 발매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펴가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방송이나 기타 홍보매체를 이용하지 않고, 인터넷 방송으로 데뷔해 MP3로 음악을 파는 제작자 겸 가수들이 나올 날도 머지 않은 것이다. 아직 우리 현실에서는 먼 얘기 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카세트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CD시장의 급성장세를 보면 MP3의 시장 지배도 충분히 예견이 가능하다.

■MP3란:국제전문가 단체인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가 정한 차세대 디지털 오디오 규격. 음 하나하나를 디지털화한 후 압축 파일로 만들어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이용해 바로 들을 수 있게 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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