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격이 1년8개월만에 배럴당 20달러를 넘어섰다. 가파른 유가상승에 따라 우리나라는 하반기에만 무역수지가 최대 45억달러 악화하고 생산자물가가 3%포인트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등 저물가 및 국제수지흑자를 바탕으로 한 경제안정 운영기조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14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기준유가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격은 전날보다 41센트 오른 배럴당 20달러33센트를 기록, 97년11월18일이후 처음으로 「1배럴=20달러」벽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수입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두바이산도 배럴당 17달러47센트로 올라섰다.
석유전문가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 감축합의가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는데다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줄어들고 경제회복기에 접어든 아시아국가들의 석유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국제유가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배럴당 12~13달러를 전제로 금년도 국제수지 및 물가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져 유가오름세가 이어질 경우 경제운용 전반에 상당한 적신호가 예상된다.
정부관계자는 『현재 유가가 그대로 내려가지 않을 경우 하반기 수출은 20억달러가 줄어들고 수입은 25억달러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에만 45억달러의 무역수지 악화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생산자물가도 2.9% 가량 상승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경부는 이에 따라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휘발유에 부과되는 교통세율을 추가로 인하, 국내 기름값을 ℓ당 1,200원대에서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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