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총리는 14일 평소대로 오전 8시30분에 출근했지만 표정은 굳어 있었다. 「연내 내각제 개헌 포기」라는 보도때문이었다. 간부들이 총리의 뜻을 살피느라 부지런히 집무실을 오갔지만 김총리는 종내 묵묵부답이었다.김총리는 그러나 기자들의 잇딴 면담 요청에 마지못한 듯 오전 11시50분께 『뭔 소리가 그렇게 듣고 싶어』라며 집무실 문을 열었다. 출근때만해도 『별 소리를 해도 얘기하지 않겠다』며 화냈던 그였지만 일단 말문을 열자 많은 말을 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_연내 내각제 개헌이 안되더라도 공동정권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는데.
『그런 애기한 적 없어』
_내각제 문제 해법은.
『나도 모른다. 당과 당 사이에 얘기할 것이다. 8월이 시한이니 그때까지 결말을 내야한다. 그 이상은 없다』
_내각제 개헌유보 합의, 이원집정부제 추진 등 말이 많은데.
『그런 얘기한 적 없다. 당끼리 얘기할 것이다. 당에서 결정하면 당원이니 따른다』
_대통령과 무릎대화로 담판짓는다는데.
『담판이니 그런 극단적인 어휘 좀 쓰지마라. 난 그런 극단적인 얘기가 나오는게 싫다』
_대선 당시 합의는 유효한가.
『변함없다. (시간이)지나면서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지만 결정적인 얘기를 한 적이 없다』
_12일 김용환(金龍煥)부총재 강창희(姜昌熙)총무와 무슨 얘기했나.
『당원끼리 무슨 얘기를 못해. 이런 저런 얘기했지. 무슨 얘기를 했든지 간에 공개해서 될 얘기 안 될 얘기가 있는 것 아니냐』
_국가와 민족을 위해 결정한다는 의미는.
『무슨 뜻인지 두고보면 안다. 난 항상 그래왔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루길 바란다』
_국가적 차원에서 결정한다면 개헌포기로 이해되는데.
『그게 뛰어넘는 소리다. 마음대로 주관적으로 보니 어려워진다』
_양당에서 결정하기전 대통령과 결정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 전에 결정적인 얘기는 안한다. 당의 뜻을 확인해야지. 특히 밀실에서 두사람이 한다느니 그런 얘기는 듣고 싶지 않다』
_양당간에 결정한다는데 대통령과의 교감여부는.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다. 누구 생각이든간에 수순이 그렇다』
_충청권 의원들의 반발이 클텐데.
『충청권은 왜 찾아. 당과 당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_대통령과 정말로 구체적으로 얘기한 적이 없느냐.
『구체적으로 얘기한 적 없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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