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만나는 길은 여러가지다. 직접 음악회를 찾아가는 것 말고 방송이나 음반을 통할 수도 있다. 어느날 우연히 라디오에서 들은 음악에 홀려 클래식의 숲에 들어서는 사람이 많다. 음반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에 취해 판을 사들고 오는 경우도 있다.바야흐로 방학과 휴가철. 모처럼 여유가 생긴 참에 클래식음악과 사귀어보는 것도 좋겠다.
KBS 1 FM은 26~31일 서양 고전음악과 국악으로 여름특집을 방송한다. 「네티즌과 함께 하는 젊은 국악 30선」(오전 11~12시)은 하이텔·천리안 등 국내 4대 PC통신의 국악동아리에서 좋아하는 국악을 조사, 30곡을 소개한다. 국악은 노인이나 듣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게 아님을 깨달을 기회.
「여름풍경과 음악을 찾아서」(오전 7~9시)는 음악으로 듣는 여름 스케치. 바다·산·강·여름·꿈·들과 숲·항해 등 매일 주제를 달리해 방송한다. 「음악과 함께 여름 속으로」(오후7~8시)는 별·여행·바다·인어 등 여름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음악을 들려준다.
라디오로 웅장한 교향곡을 들으면서 혼자 거울 앞에서 열심히 지휘해보는 즐거움은 공연장에서는 누릴 수 없는 재미다. 몸을 움직여 지휘자 흉내를 내다보면 음악의 흐름이 더 잘 느껴진다. 연주홀에서 몸을 흔들었다간 남의 눈총을 사겠지만, 집안에서야 어떠랴.
라디오로 음악을 들으면서 메모하는 버릇을 들이면 아주 요긴하다. 방송 진행자가 곡과 연주자에 대해 설명할 때 간단히 적어둔다. 그런 메모가 늘어갈수록 음악에 귀가 열리고 관심이 커진다. 궁금증도 점점 많아져서 책이나 음반을 찾게 된다. 아는 만큼 더 잘 들리고 듣는 만큼 더 잘 알게 된다.
다이얼을 고정시킨 채 종일 라디오를 틀어놓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있다.그러나 계속 다른 일을 하면서 음악을 단지 배경으로 흘려듣는 것은 본격적인 음악감상이 아니다. 남의 주장을 들으려면 귀를 기울여야 하듯, 음악도 경청해야 제대로 들린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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