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4일 자신은 물론,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대선자금에 문제가 있다면 은퇴해야 한다고 배수진을 치고 나섬으로써 검찰의 세풍(稅風)수사를 둘러싼 정국경색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이총재는 14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97년 대선자금에 문제가 있다면 정치를 그만두고 떠나겠다』며 『여야 모두의 대선자금에 대해 한점 불공정함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게 파헤쳐 밝히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총재는 또 『김대통령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직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총재는 이어 『대선자금에 대한 조사는 검찰에 맡겨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려운 만큼 특검제를 도입해 풀기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야당에 올가미를 씌워 정국을 유리하게 풀겠다는 대통령의 인식을 고치지 않는 한 정상적인 여야관계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정권이 마침내 한계상황에 도달한 느낌』이라며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세풍사건 수사는 재개된 게 아니라 진행중이었다』며 『한나라당 전 재정국장이 수배중 체포됐기 때문에 수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야당죽이기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박대변인은 특히 『국세청을 동원한 선거자금 모금은 국기를 문란시킨 행위로 엄중히 수사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면서 『대선자금 수사와 국세청, 안기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한 모금은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변인은 또 『지난 대선때 한나라당이 이른바 DJ비자금이라고 폭로해 국민회의가 국정조사를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이 거부했다』면서 『김대통령은 지난 선거때 불법적인 선거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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