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시청률의 사각지대」인 평일 오전 11시대. 보통 2~3% 대를 넘지 않고, 많이 나와도 5%다. 하지만 조금만 눈여겨 보면 의외로 괜찮은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매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방송되는 MBC TV 「밀레니엄 생방송, 출발! 코리아 새천년」. 이제 겨우 2회째 나갔지만 탄탄한 구성과 재미로 잔잔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의 기획의도는 밀레니엄이 축제와 떠들썩한 이벤트의 대상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을 좀더 진지하게 돌아보자는 것. 제작진은 자칫 계도성으로 흐를 수도 있을 이 프로그램을 신동호 아나운서의 깔끔한 진행과 의미를 알맞게 버무린 아이템 구성, 공들인 세트와 컴퓨터 그래픽 처리 등으로 맛있게 구워냈다.
성마른 비판이나 상투적인 결론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21세기 관광 한국의 미래를 밝힐 역사유적과 비경을 발굴, 소개하는 「원더풀 코리아」 코너. 첫방송에서 임진왜란 전적지인 진주성을 찾은 제작진은 미리 준비해간 당시 왜장의 갑옷과 소품으로 논개 이야기를 재현,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즉석사진 촬영 서비스 실험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 한 일본인 관광객은 카메라를 향해 「한국, 멋져요」를 외쳤다. 조금만 아이디어를 보태면 얼마든지 훌륭한 관광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제작진은 간단한 실험만으로 보여주었다. 14일에는 징, 꽹과리 등 전통 타악기를 미니어처로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친절합시다」 코너는민원인을 가장해 관청의 친절도를 테스트한다.
정수채 담당 PD의 말 『하드웨어만 21세기여서는 안됩니다. 문제는 마인드죠』 .
/황동일기자 do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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