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와 강창희(姜昌熙)총무는 12일 밤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김종필(金鍾泌)총리를 찾아가 1시간30분 가량 「내각제」 얘기를 나눴다.김부총재 등이 공관을 찾은 것은 이날 낮 김총리가 자민련 당직자들과 오찬을 하면서 『더 이상 국론분열을 초래할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진의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정치권에 김총리가 연내 내각제 개헌에 소극적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도는 상황에서 연내 내각제 개헌 관철을 주장하는 두 사람으로서는 김총리의 속내가 궁금했던 것이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은 김총리에게 「8월말까지 연내 내각제 개헌 결론을 얻지 못하면 9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김총리는 오히려 「왜 자꾸 나를 부담스럽게 만드느냐」고 언짢아했다』고 전했다.
김총리는 당시 『국가와 민족을 위해 결정내릴 것』이라며 『내각제 개헌 합의는 지켜져야 하지만 차질이 생기더라도 곧바로 공동정부에서 철수하는 식의 격한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신중론을 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연내 개헌 포기는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라며 「초심(初心)」을 고집하자 김총리는 못내 『당에서 잘 결정하라』며 한 발 물러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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