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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드러나는 의중] '실리'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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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드러나는 의중] '실리' JP

입력
1999.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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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은유화법에 가려져 열길 물속같던 김종필(金鍾泌)총리의 내각제 의중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장고를 거듭하던 JP의 수읽기가 거의 끝났다는 뜻이다.김총리는 12일 저녁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와 강창희(姜昌熙)총무를 만나 『연내 내각제 개헌이 어렵더라도 국가와 민족을 생각해 공동정권은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김총리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각제에 대해 이런저런 결정적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대선전 합의는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내각제 협상 자체가 원천적으로 유실(流失)되고 당내 분란이 확대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자민련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 그의 속내는 숨기기가 어렵게 됐다.

김총리가 그동안 내각제 문제에 대해 유연한 입장쪽으로 가닥을 잡아왔다는 것은 자민련 당직자들을 통해 조금씩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가 가끔 강경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의 최종 선택지가 뭐가 될 지는 미지수였다.

그는 지난해 12월초 자민련 행사에서 『내각제 개헌약속이 지키지지 않으면 몽니를 부리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대행이 자신을 비판하자 『이제 헤어질 때가 됐구먼…』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연내 개헌이 불가능할 경우에 대비, 총리권한 강화를 통한 내각제적 국정운영에도 관심을 표시해왔다. 그는 유럽·남아공 순방을 마친 뒤 이달초 자민련 관계자들에게 『포르투갈에 가보니 대통령제인데도 어지간한 일은 총리가 대부분 알아서 하더라』며 내각제적(또는 이원집정부제적) 국정운영에 호감을 표시했다.

JP는 8월말까지 내각제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JP는 일단 9월로 예정된 자민련 전당대회때 당으로 복귀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 같다. 그는 내각제 연기에 타협할 경우 내년 총선의 연합공천 지분 확대 등 국민회의측으로부터 가급적 많은 반대급부를 챙기려 할 것이다.

어쨌든 그가 내년 총선전에 공동정부에서 발을 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김용환수석부총재 등 충청권 의원들이 「탈당 불사」의 태도로 나올 경우 그가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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