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5월 11일 발생한 밸류젯 항공사 소속 DC9 592편 여객기 추락사고는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110명이 모두 숨진 미국의 대표적 항공기 참사다.5월 11일 오후 2시 5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공항을 이륙한 여객기는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향했다. 오후 2시 55분께 마이애미 북서쪽 30㎞ 부근을 날던 비행기에서 연기와 함께 불이 났다.
조종사는 서둘러 마이애미로 회항하려 했으나 에버글레이즈의 늪지대에 추락하고 말았다. 사망자 중에는 재미교포도 한 명 포함돼 있었다. 험난한 수색작업 끝에 발견된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의 녹음테이프에는 『불이 났다. 마이애미로 돌아가야 한다. 산소가 필요하다』는 승무원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사고 직후 전문가들은 비행기 유압장치의 이상을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이번 공소장에 따르면 정비업체가 교체한 낡은 산소통에 「빈통」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비행기 내에 아무렇게나 방치했고 여기에서 불이 났다.
정비공들은 또 산소통에 안전마개(캡)도 제대로 봉하지 않았다. 마개 하나의 값은 고작 3센트이고, 사고기의 산소통들을 모두 봉하는데 드는 총비용은 다 합쳐봐야 9달러 16센트.
3센트짜리 실수가 110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회사를 수백만달러 벌금과 보상책임의 위기로 내몬 것이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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