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혜란씨에게 서의석 전경기은행장과 함께 찾아간 것으로 알려진 민영백(閔泳栢·56)씨는 사무용가구 설계·생산업체인 「민인터내셔널」을 운영해 온 인테리어업계의 거물. 82년 당시 공사비 40만달러에 이르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은행」서울지점을 비롯, 「씨티은행」 「체이스 맨해턴은행」등 세계적인 은행의 서울지점과 한국은행 제일은행 본사등 국내 유수 금융기관의 사무실 인테리어는 거의 그의 손을 거쳐갔다. 70년 홍익대 건축미술과를 졸업한 민씨는 91년 아·태지역 9개국 5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아·태 인테리어 디자이너협회」의 초대회장을 맡기도 했다.인테리어업계의 한 인사는 『지난해 8월 부도가 난뒤 어려워졌고, 주혜란씨와는 예전부터 친하게 지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씨의 부인 등은 이날 밤 기자와 만나 『어제 아침에 나간 뒤에 귀가하지 않아 답답하다』면서 『우리도 아는게 없어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민씨는 부도이후 대외 활동을 자제한 채 새로운 사업구상을 해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임창열지사측은 『주여사와 민씨는 평소 알고지낸 사이이며 돈가방을 가져올 당시 주씨가 「이게 뭐냐」고 묻자 서전행장이 은행사정을 설명하며 급히 나가 민씨에게 그 자리에서 돈가방을 돌려줬으며 며칠후 민씨에게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민씨의 외할아버지는 임시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신규식(申圭植)선생이고, 부친은 임시정부에서 백범(白凡) 김구(金九)선생의 판공실장(비서실장)을 역임한 민필호(閔弼鎬)선생이다. 또 형과 누나 모두 광복군에서 활동했으며, 김준엽(金俊燁)전고려대총장은 그의 매형이다.
/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배성민기자 gai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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