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회복 조짐과 함께 취업이 늘어나면서 회사측이 요구하는 질병유무나 체격조건 등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으나 신체검사 비용이 천차만별이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다.병원마다 신체검사 항목을 멋대로 정하는데다, 일부 병원은 불필요한 항목까지 검사를 하는 바람에 비용이 최고 5배까지 차이가 나고 있다. 더욱이 병원마다 자신들이 정해놓은 항목에 대해서는 필수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해 고객들의 입장에선 검사항목을 선택할 수도 없다.
순천향대학 병원의 경우 신체검사항목으로 X레이촬영과 혈액검사를 통한 간염항온·콜레스테롤·간기능검사, 신장·체중·색맹검사 등 체격검사를 해주고 2만2,000원을 받고 있다.
반면 영동세브란스병원은 이같은 기본적인 검사외에 성병검사와 기생충검사 등을 위한 대변검사를 추가해 8만원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영동세브란스 병원과 검사항목이 거의 동일한데도 차트를 만들어 이후 병원을 찾을 경우 자료를 참조한다는 이유로 11만원을 받고 있다.
최근 중견기업인 H사에 입사가 결정된 김모(27)씨는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비용이 너무 비싸 3만4,000원을 주고 집에서 가까운 동네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다』며 『병원마다 검사비가 다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상당수 병원들은 채용신체검사를 형식적으로 하기 때문에 검사비가 적다』면서 『우리 병원은 환자에 준하는 정밀한 검사를 하기 때문에 다소 비싸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용신체검사는 회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건강수준을 점검하는 것이고 입사후 매년 건강검진을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검사까지 할 이유는 없다는게 병원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전국병원노조연맹 관계자는 『검사항목을 정하고 검사를 하는 것은 전문분야지만 병원측이 일방적으로 검사항목을 정해 고객들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검사항목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성민기자 gai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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