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가 13일 내달 22일로 예정된 남미 순방 계획을 사실상 취소했다. 김총리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정기국회도 있고 여러가지를 봐서 안가는게 좋다』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김영배(金令培) 발언파동」이 있었던 8일까지도 국회에서 만난 가까운 의원들에게 『남미에 같이 가자』던 김총리였다. 그의 생각을 바꾸게 한 여러가지 이유란 무엇일까.
김총리는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주변에서는 이구동성으로 내각제때문이라고 말한다. 김총리는 이날 내각제에 대해 『8월말이 리미트(limit)』라고 했다. 그가 내달말까지 내각제 논의를 매듭짓기로 했다면 남미 순방시기는 내각제 논의를 마지막으로 담금질해야할 때다.
9월에도 내각제 논의를 계속할 생각이라면 모를까 끝내겠다면 외국에 나가 있을 형편이 못된다. 총리실의 한 간부는 『누가 어떤 절차를 거쳐 협상하든 내각제 문제의 마침표는 DJP 당사자가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각제와 맞물린 변수이지만 9월 23일 이전에 치러야 하는 자민련 전당대회도 있다. 자민련 일각에서 『내각제 약속이행이 안되면 총리직을 버리고 당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원칙론이 강력히 제기되는 등 이래저래 당사정도 복잡하다. 김총리로서는 내각제 매듭 방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8월말이 자민련을 챙겨야할 때이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