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Net)」는 필요악인가.인터넷이 빈부 격차의 요인으로 작용, 21세기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유엔개발계획(UNDP)이 12일 공개한 「인간개발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보고서는 『인터넷이 부유한 나라, 그 중에서도 백인, 남성, 고소득층의 전유물이 됐다』면서 『집단·지역 마다 인터넷 접근 기회가 불공평한 정보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불평등」은 국가간 인터넷 사용자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은 세계 인구의 19% 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91%를 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의 26.3%나 차지하고 있다. 반면 남아메리카, 동유럽, 아프리카는 각각 1% 미만에 그쳐 정보혁명에서 완전히 소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인터넷의 하드웨어인 컴퓨터 1대를 사기 위해선 8년치 임금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미국에서는 한달치 임금만으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때문에 미국은 자신을 제외한 전세계 국가 전체 보다 많은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세계 인구의 10% 밖에 안되지만 세계 웹사이트의 80%는 영어로 돼있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 중 60%는 대졸 이상이고 브라질의 인터넷 이용자 75%가 남자로 나타나는 등 학력, 성별 편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정보의 불평등은 바로 부(富)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OECD 국가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지식기반 산업이 차지하는 등 「지식은 곧 자산(Asset)」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인터넷을 통한 세계화 과정이 『양날의 칼로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면서도 동시에 다른 많은 사람들을 갈수록 배제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인터넷 평등」을 위한 지구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 수는 88년에 단 100대에 불과했지만 10년새 3,600만대로 급증했다. UNDP는 지난해 중반 현재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는 1억4,300만명이며, 2001년에는 7억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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