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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문화의해] 시민중심의 공공건축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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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문화의해] 시민중심의 공공건축 만들기

입력
1999.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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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고대 도시가 성(城)안의 관가와 길을 중심으로 구성된 데 비해 서양의 중세 도시들은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이나, 플로렌스의 시뇨리아 광장 등처럼 시민들이 모이는 공간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광장은 도시공간에서 시민이 주인이 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자력에 의해 근대적 시민사회를 형성하지 못했다. 총독부와 같은 식민통치의 공간이 도시공간의 중심이 됐고, 불온한 집회장소가 될 수 있는 광장은 가능한 존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도시공간의 전략이었다. 이러한 통치중심의 도시공간 구조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통해 더욱 강화됐다. 지금까지도 아직 많은 부분에서 권위와 통치 중심의 형태와 공간 구조가 드러나 있다.진정한 의미의 공공성을 지닌 공공건축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시민이 함께 하는 공공건축과 도시공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민단체와 관료 조직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공공 건축물은 시민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따라서 관리의 측면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이 공간들을 시민들에게 개방할 때 공공성이 회복된다. 공공건축물들을 주말에는 공원이나 시민들이 빌려 쓸 수 있는 가변형 또는 이동식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구청강당이 지역주민들의 음악당으로, 동사무소 회의실이 주말엔 주민 회의실로 사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건축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개발돼야 한다. 어쩌면 퇴근시간 이후의 주차장부터 공개해야 할지 모르겠다.

둘째, 공공건축의 공간을 시민들의 편의와 기쁨이 중심이 되도록 배려해 구성해야 한다.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민원인의 대기공간을 가장 넓고 환한 공간에 배치, 편안하고 우호적인 인상을 주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어린이를 동반한 민원인들을 위해 기저귀 가는 곳, 놀이방, 독서공간 등의 설치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렇게 공공건물의 문턱을 낮출 때 진정으로 행정의 다양한 측면들이 홍보되고 일차원적 행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셋째, 공공 건축물들을 권위적이거나 획일적인 것으로 만들지 않고 자유롭고 탈 권위적인 형태와 색채로 꾸미는 것이다. 일본은 80년대 초 경찰서들을 시민들에게 친근한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어 딱딱한 경찰의 이미지를 바꾸었다. 최근 서울시청은 뒷담을 헐어 시민에게 개방하고, 구로구청은 청사부지를 이용해 시민공원을 만들었다. 공공시설의 공간 구성은 시민의 심리를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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