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풍' 金전재정국장 체포 반발 -13일 김태원(金兌原) 전재정국장의 긴급체포소식에 접한 한나라당 분위기는 「빅뱅」일보 직전까지 치달았다.
오전 8시30분부터 주요당직자회의, 특보단회의, 총재단회의, 긴급의원총회 등 숨가쁘게 이어진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거듭 「전면전」의지를 다졌다. 이같은 초강경 대응으로 이날 국회 일정은 당연히 무산됐고 정국은 순식간에 빙점하로 얼어붙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를 「이회창 죽이기」와 「한나라당 파괴」로 읽었다. 퇴로를 막은 채 싸울 수 밖에 없는 사안으로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는 「대란(大亂)의 단초」라는 우려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때를 노리고 있던」 검찰이 국민회의의 당직개편에 맞춰 칼을 뺐는데 이는 지난해 8월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선출된 당일 서상목(徐相穆)의원이 출국정지를 당한 것을 방불케한다는 것이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우리가) 정치적 배신을 느끼면 느낄수록 여권으로 돌아가는 부메랑은 몇배 더 클 것임을 알게 될 것』이라며 경고한 뒤 『결코 가볍게 넘어가지 않겠다』며 불퇴전의 뜻을 밝혔다.
안대변인은 특히 군사용어들을 동원, 『김전국장의 체포와 국민회의의 「신장개업」은 야당을 탱크로 밀어붙여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정면대응을 할 것이며 「전쟁」은 상당히 오래 갈 것』이라고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이총재도 11시에 열린 긴급의원총회서 결의를 분명히 했다. 이총재는 『선거에서 진 쪽의 대선자금을 문제삼는 나라가 세상 어디에 있느냐』며 『정권이 대단히 잘못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자금 문제로 야당의 목을 죄면 커다란 위기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
이총재는 이어 『대선자금 조사에 얼마든지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대선자금도 똑같이 조사하되,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를 통해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평소에는 말을 아끼던 중진들도 앞다투어 목소리를 높였다. 박관용(朴寬用)부총재는 『당의 운명을 걸고 맞서야한다』고 말했고, 권익현(權翊鉉)부총재는 『이제는 외길수순』이라고 흥분했다.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이 정권이 그대로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하나』면서 정권퇴진투쟁도 내비쳤다.
그러나 당 한편에서는 일종의 패닉현상도 눈에 띄었다. 의원들은 『아스팔트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면서도 수사과정에서 여권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을 우려하는 빛이 역력했다. 특히 서상목(徐相穆)의원 등 재판에 계류중이거나 검찰수사가 예정돼 있는 의원은 내내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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