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저공비행하던 금리가 이번주들어 상승쪽으로 일제히 기수를 틀기 시작했다. 금리의 상승여파로 잘 나가던 주가가 추락하는 등 자금시장 전체가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경기회복의 속도조절을 위해 금융당국이 저금리기조를 바꿀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금리에 주목하라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12일 0.25%포인트 오른데 이어 13일에도 0.1%포인트 상승, 8.35%를 기록했다. 국고채 수익률도 7.34%에서 7.67%로 이틀사이 0.34%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이와함께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도 서서히 고개를 드는 추세다. 장·단기에 관계없이 모두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금리 상승여파로 기세등등하던 주식시장이 맥을 못추고 있는 실정이다. 증시관계자들은 금리변화가 주가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왜 오르는 걸까 금리가 이처럼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칙적으로 금리는 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것이다. 올해 성장률이 최대 10%까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김성민(金聖民)채권시장팀장은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자금수요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채권수익률이 올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취약한 시장구조도 원인이다. 채권시장의 최대매수기반인 투신사들이 공사채형 수익증권에서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자금을 대거 이동시키면서 사자세력이 크게 약해진 상태. 수급구조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한 금리는 인상압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금리상승의 신호탄? 금리는 국가나 기업은 물론 개인의 모든 경제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금리가 올라가면 주가가 떨어지고 부동산시장도 위축된다. 금리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채권전문가들은 금리가 큰 폭은 아니지만 당분간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채수익률의 경우 8.5%선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신증권 이영길(李永吉)채권팀장은 『회사채수익률이 지난 2월과 5월에도 8%대를 넘어선 적은 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회복속도가 예상외로 빠른데다 한국은행이 주가급등 등 인플레지표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힌만큼 금리가 상승쪽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해석이다.
금융연구원 최공필(崔公弼)선임연구원은 이번 금리급등에 대해 『인위적으로 눌러놓은 것에 대한 자연스런 반발』이라고 설명했다. 최연구원은 『저금리정책이 결과적으로 재벌기업들의 덩치만 키우고 일부 고소득층의 배만 불리는 양극화현상을 심화시켰다』면서 『인플레압력이 커지고 있는만큼 금리는 상당부분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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