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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리노베이션] 싼값에 "헌집줄게 새집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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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리노베이션] 싼값에 "헌집줄게 새집다오"

입력
1999.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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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리노베이션(Renovation): 건물을 헐지 않고 개·보수해 사용하는 것. 증·개축이나 재축 수선 용도변경 등을 포함하는 개념. 간단히 분위기만 바꿀 수도 있고 건축물의 외관을 수선하거나 내·외부를 모두 고치는 것 등 다양하다.낡고 불편한 집에 사는 것은 고통이다.

잦은 보수로 유지비도 만만찮은 데다 신경쓰이는 일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채광설계가 잘못 돼 한낮에도 늘 어두침침한 거실, 장마철이면 온 집안이 눅눅해지기 일쑤다. 후미진 벽과 천장, 장판을 들추면 곰팡이가 슬어있기도 한다.

화장실과 배수구 악취도 견디기 힘든 고민거리. 싱크대가 낮아 만성 요통을 호소하는 주부들도 있다. 그렇다고 집을 헐고 다시 짓거나, 이사하는 것은 말썽많은 중고차를 바꾸듯 「수월한」일도 아니고 비용도 많이 든다.

최근 주택 리노베이션이 주목받는 이유다. 리노베이션은 이같은 불편해소 외에 주택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부동산재테크의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우성아파트(38평형)의 김모씨. 지은 지 10년이 지나 구조나 인테리어가 불편하고 낡은 데다 배수관 등 손 볼 데가 한 두 곳이 아니었다. 김씨는 리노베이션업체에 의뢰, 어둡고 칙칙한 실내를 밝고 시원하게 바꾸고 낡은 창고를 뜯어 붙박이장을 설치했다. 베란다를 헐어 거실도 넓혔고 쓰임새없던 다용도실은 세탁실로, 욕조를 들어 낸 욕실에는 샤워부스를 설치했다. 김씨가 리노베이션에 들인 비용은 3,035만원. 김씨는 『생활공간이 쾌적해진 것은 둘째 치고라도 가격이 주변시세보다 2,000만원 웃도는 「작품」으로 변신한 게 성과』라고 기뻐했다.

은평구 증산동에 사는 박모씨는 4층(반지하 포함) 다가구주택의 주인. 지은 지 3년밖에 안된 벽돌집이지만 비만 오면 건물 벽과 천장, 내부 계단까지 물에 젖어 골치를 앓아왔다. 벽지에 곰팡이가 피고 돌계단이 젖으니 『고쳐주지 않으면 나가겠다』는 세입자들의 원성을 사는 것은 당연한 일.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 일은 더더욱 힘들었다. 박씨는 주택 전문보수업체에 진단을 의뢰했다. 결론은 처마가 짧아 빗물 접촉면이 넓은 데다 벽돌 줄문틈새에 균열이 많고 외창 샷시 실리콘이 부실하다는 것. 박씨가 외벽 발수작업및 실리콘작업 비용으로 업체에 지불한 돈은 자재비 30만원 등 80만원.

리노베이션은 주택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부업삼아 음식점이나 카페를 개점하고 싶지만 점포를 얻을 여유가 없는 경우 단독주택을 개조해 적은 비용으로 편안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낸 곳도 많다. 용도변경도 쉬워 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바꿀 경우 건축기준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신고만으로 해결된다. 사무실이나 매장을 개조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으며 간단히 조명만 바꿔도 불필요한 전력소모를 줄이고 분위기를 새롭게 바꿀 수 있다.

리노베이션에 드는 비용은 신축에 비해 30~50%가량 저렴하지만 공사규모나 자재 등에 따라 천차만별. 아파트의 경우 보통 평당 70~80만원선이고 단독주택을 외관을 함께 개조할 경우 평당 110만원정도. 여러 전문업체의 견적서를 받아 가장 적절한 가격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노베이션 전문업체인 수목T&T(02-575-6644) 양은열사장은 『쓰임새를 요모조모 따져서 전문업체와 상의한 뒤 꼭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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