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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여름독서시장의 주인공-판타지,미스터리,SF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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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여름독서시장의 주인공-판타지,미스터리,SF등

입력
1999.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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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독서시장을 겨냥한 읽을거리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판타지·미스터리·공상과학·추리물 등으로 분류되는 다양한 내용의 이들 소설은 이른바 본격문학의 주변 장르로 취급되고 있지만, 우리 독서시장에서 뚜렷한 독자층을 확보해가고 있다. 만화적·영화적 상상력에 익숙한 젊은 독자들에게는 더욱 호소력이 크다.특히 최근에는 이들 소설의 작가들로 의사, 변호사, 유체공학·전자공학 전공 학자 등 전문가들이 직접 나서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이다. 따라서 작품이 다루고 있는 내용도 전문적인 과학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줌으로써 인류의 미래에 대한 경고를 던지거나, 역사 속으로 들어가 현실과 미래를 반추하게 하는 등 다양해지고 있다.

카오스 이론에 의한 유체이동 연구로 프랑스 국가과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종호(51)씨의 「피라미드」(새로운 사람들·자작나무 발행)는 혜성 충돌 등 천문학적 지식에 바탕해 지구환경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이씨는 고대문명의 미스터리와 불가사의를 현대과학적 지식으로 해명한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레지던트 전홍진(27)씨는 의사인 아버지가 어머니의 체세포를 이용해 만든 복제여성과 아들이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그린 의학스릴러 「오이디푸스」(다른세상 발행)를 내놨다. 연세대 화공과 대학원을 졸업한 박선용(28)씨는 첨단문명의 미래 지배에 맞서는 한민족 비전(秘傳)의 선가(仙家) 이야기를 다룬 「운명인자」(명진출판 발행)를 발표했다. 신경호르몬 연구로 박사과정을 마친 정년철씨는 1910년대 우생학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들을 배경으로 세기말적 질병 이야기를 쓴 SF 「헤테로」(명진출판 발행)를 썼다. 또 검사 출신 이민희(41) 변호사는 사교집단 문제를 다룬 법정소설 「무한변론」(여백 발행)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43만부나 팔린 「드래곤 라자」로 국내에 판타지소설 붐을 몰고 온 이영도(27)씨는 신작 「퓨처 워커」(민음사 발행)를 발표했다. 판타지 붐은 고대소설로까지 확대돼 중국 명나라 시대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봉신연의(封神演義)」(솔 발행)는 「역사판타지」라는 이름을 달고 번역출간됐다.

봉신연의」는 기원전 11세기초 은(殷) 왕조가 기울고 주(周)왕조가 성립되는 시기를 배경으로 도교적 신앙에 바탕해 신선계와 인간계가 벌이는 역성혁명의 드라마로 구전돼오던 이야기. 「베니스의 개성상인」의 작가 오세영(45)씨는 시간의 왜곡이라는 요소에 바탕해 서양 역사에 대한 모험여행의 이야기를 그린 「타임 레이더스」(초록배 발행)를 발표했다. 불교사학을 전공한 하용준(34)씨는 「삼국사기」에 기록된, 고구려 개국 초기의 역사서 「유기(留記)」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 우리 고대사의 미스터리와 한·일관계를 다룬 「유기」(중앙M&B 발행)를 썼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문학] 판타지 소설 '퓨처 워커' 발표한 이영도씨

『판타지는 현실의 불가능한 꿈을 환상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드래곤 라자」로 국내에도 판타지소설의 가능성을 열어보이며 독자들 사이에서 「대마법사」로까지 불리게 된 이영도(27)씨가 두번째 작품 「퓨처 워커」를 발표했다. 「드래곤 라자」가 판타지 종족들을 등장시켜 인간집단의 정체성과 소통의 문제를 다뤘다면, 「퓨처 워커」는 「시간」이라는 만만찮은 주제를 붙잡고 있다.

「미래를 걷는 자」란 뜻을 가진 「퓨처 워커」는 소설에서 고인 물의 표면을 통해 과거이든 미래이든 자신이 원하는 시간을 볼 수 있는 무녀(巫女)를 가리킨다. 그러나 주인공은 자신이 본 미래를 전혀 바꿀 수는 없다. 자신이 목격한 미래를 어떻게든 바꾸려는 예언자와는 다르다.

『주인공 「미」(도레미파…의 「미」이다)는 아버지의 사고사, 자신의 사랑, 남편의 죽음 등 미래를 알고 있지만 거기 저항할 수는 없습니다. 불행의 가능성에 위협당하는 미래를 긍정하는 것은 자기기만이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생을 이어갈 수 없지요. 그 딜레마 속의 삶, 그리고 희망이란 무엇일까요』 만만찮은 문제의식이다. 이씨는 진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특유의 유머와 입담으로 전작 못지않은 스텍터클한 재미를 준다.

이씨는 경남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93년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드래곤 라자」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들을 컴퓨터통신에서 조회해보면 하나도 빠짐없이 네티즌들의 ID로 이용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통신스타작가. 「퓨처 워커」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하이텔에 연재돼 180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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