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립대학이 3개월째 정상수업을 못하는 학내분규에 시달리고 있다.학교당국의 등록금 인상에 반발한 학생들이 4월20일부터 연일 시위에 들어간 때때문이다.89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 대학이 그동안 받아온 1년 학비는 단 2센트(약 24원). 그런데 대학 당국이 최근 학비를 연 150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노후 연구시설과 실험장비 교체, 장학금 재원마련을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학측의 설명이다.
무려 7,500배에 달하는 등록금 인상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은 당장 나타났다.수업거부에 들어간 학생들은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이로 인해 26만7,000여명의 학생과 3만여명의 교수진을 가진 중남미 최대대학인 멕시코 국립대학의 기능은 완전히 마비되고 말았다.
학생들의 시위는 사회문제화하며 정치권의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이번 사태가 사회주의 혁명기인 금세기에 태어난 구세대 제도권과 21세기의 새로운 멕시코를 건설하려는 개혁세력사이의 치열한 투쟁의 상징이라는 분석도 곁들여졌다. 그러나 계속된 시위로 교통체증 등 불편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등을 돌리면서 시위대는 고립되는 양상이다.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16만7,000여명의 학생들은 이미 학교밖 레스토랑과 교회에서 수업, 봄학기를 마쳤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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