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미르를 둘러싼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이 2개월만에 사실상 해결 국면을 맞고 있다. 이에따라 전면전 가능성까지 치닫던 양국간의 긴장관계도 일단 해소됐다.양국의 군고위장교들은 11일 펀잡주 아타리의 인도국경초소에서 만나 회담을 갖고「분쟁 종식안」에 합의했다. 인도측은 회담이 끝난 뒤 회교게릴라와 파키스탄 병력이 16일 오전까지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파키스탄측도 이 철군시한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인도는 합의문 발표와 함께 12일부터 카슈미르의 회교 반군거점에 대한 공습을 멈추고 포격 등 지상군공격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도군과 교전을 벌여왔던 회교게릴라들도 이날 저녁부터 카르길과 카크사르 지역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인도는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는 회교게릴라들이 인도령 카슈미르를 침공했다며 5월 9일부터 회교게릴라들의 거점지역을 공격해왔다.
이번 분쟁해결은 코소보사태에 이어 미국등 강대국의 영향력을 또 한번 보여줬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인도측 입장을 지지하며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에게 회교 게릴라 철수를 촉구한 것이 사태의 분수령이 된 때문.
이와 관련, 미국이 파키스탄 대신 인도에 힘을 실어준 이면에는 「북한 미사일」커넥션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파키스탄에게 북미사일 기술및 부품 도입 포기를 종용하는 다목적용 압력이었다는 지적이다.
당사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번 분쟁을 자신들의 승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로 손해를 본 것이 없다는 주장인 셈이다.
연립정부의 붕괴로 궁지에 몰린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 입장에서는 회교게릴라에 강공전략을 폄으로써 9월 총선을 맞아 유리한 국내 여론을 조성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인도 언론들은 정부의 승리 주장에 대해「피루스의 승리」(막대한 희생만 치른 승리)라고 비아냥대고 있다.
반면 파키스탄은 비록 국제사회의 압력에 밀려 회교 게릴라를 철수시켰지만, 카슈미르지역을「국제 분쟁지역화」했다는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해결책이「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분석은 이에 근거한 것이다.
카슈미르는 과거 두차례 전면전까지 치렀던 양국의 분쟁사가 보여주듯 여전히 남아시아의「화약고」로 남아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