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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거역 못할 암흑' 중세의 밤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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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거역 못할 암흑' 중세의 밤문화

입력
1999.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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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밤/ 장 베르동 지음「밤을 길들인다?」. 글쎄. 요즘처럼 밤도 낮같은 세상에 무얼 길들이다니? 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77년 7월 13일 수요일, 정전으로 뉴욕이 암흑에 휩싸였다. 지하철은 멈췄고 승객은 차 안에 갖혔다…. 시 경찰은 암흑을 틈타 상점을 약탈한 400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현대는 과학기술 덕택으로 암흑을 정복했다고 믿는다. 과연 인간은 신을 대신해 밤을 장악했는가? 인간의 「길들이기」란 이렇게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다. 현대의 밤은 조그마한 사건이라도 발생하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고 마는 「무시무시한」 밤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세는 달랐다. 프랑스 역사학자 장 베르동은 「중세의 밤」에서 중세 사람들은 밤을 숙명처럼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베르동은 또 그들이 밤을 자기 극복을 위한 승화의 시간으로 여기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석했다.

귀족, 성직자는 물론 작자를 알 수 없는 여러 저작들, 중세의 재판 기록 등을 검토하여 악마와 죄가 넘치는 밤, 하지만 오락과 휴식, 기도와 신과 함께 하는 승화가 있었던 중세의 밤 문화를 자세히 살피고 있다. 위험하지만 정신이 넘치고 살아있는 중세 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학사 발행, 이병욱 옮김. 9,000원.

한반도에서 사라져 가는 동식물들/자연보호중앙협의회 엮음

늑대, 여우, 표범, 호랑이, 바다사자, 곰, 사향노루, 물개, 하늘다람쥐…. 무슨 동물들의 목록일까?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짐승들이라고 답하면 70점. 정답은 「우리나라에서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이다. 모두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 우리 삶을 풍요롭게 했던 생물들이다.

우리 주변에서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오랜 삶의 터전을 잃는 동·식물들이 숱하다. 남획이 멸종의 직접적인 원인이고 강과 호수로 흘러가는 생활하수와 공장 폐수, 산과 나무의 남벌 등은 동·식물의 삶의 자리를 서서히 옥죈다. 사람은 친구가 아니라 그들의 최대의 적이다.

이 책(가람기획 발행)은 이렇게 죽어가는 생물들에 대한 보고서. 조류, 식물류, 곤충류, 포유류, 양서·파충류, 어류 등 9종류로 나누어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들어진 218종의 생물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참매, 검독수리, 두루매, 크낙새 등 조류와 나도풍란, 연잎꿩의 다리, 참기생꽃 등 처음 들어도 정감이 가는 식물들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멸종위기종이나 보호대상종으로 정해진 동·식물들은 아직 위기종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멸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람기획 발행. 1만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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