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기나 몰래카메라 등을 이용해 개인의 사생활을 조사하고 채무자들에게 폭력을 휘둘러온 악덕 심부름센터 직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서울경찰청은 5일부터 일주일간 사생활 침해사범에 대한 일제단속을 실시, 모두 45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해 55명을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등 혐의로 구속하고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도청장비, 이동식 몰래카메라 세트, 무전기, 망원경 등 50여점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은 또 『이같은 불법을 하는 심부름센터가 서울에만 1,000여개, 전국에 3,000여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들중 구속된 김주연(34)씨 등 12명은 지난 4월 무허가 심부름센터를 차린 뒤 생활정보지에 「비밀보장, 가정고민 해결」 등의 문구로 광고를 내고 이를 보고 찾아온 의뢰자 56명으로부터 불륜관계 등 사생활 추적 및 채권회수 등의 대가로 8,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또 97년 피살된 귀순자 이한영씨의 소재를 살인범에게 알려준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살고 출소한 김민식(29)씨는 또 다시 「신성용역」이라는 심부름센터를 차리고 사생활 조사 등의 불법영업을 해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진득현(45)씨 등 3명은 96년 「TSL」이라는 무허가 심부름센터를 차린 뒤 모신용카드회사로부터 의뢰받은 대상자들의 주민등록등본을 건당 1,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발부받아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예비군훈련 대리참석에는 건당 20만원, 휴대전화 비밀번호 조회에는 20만∼50만원, 전화통화내역 발췌에는 50만∼100만원, 몰래카메라나 전화통화 녹음 등을 이용한 불륜현장 체증에는 100만∼200만원의 사례비를 받고 영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일부 심부름센터들이 『이동통신 비밀번호만 전문적으로 빼주는 업체에 돈을 주고 정보를 샀다』고 주장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황양준기자 naigero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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