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에 반대하는 항의시위가 내전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신유고연방의 야당 민주당 당수 조란 진지치(47)가 밀로셰비치의 퇴진을 촉구하며 반정부 야당 연합의 구심점으로 급부상했다. 그가 이끄는 30여개 야당 연합인 「변화를 위한 연대」는 12일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시위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진지치는 8일 프로쿠플례시에서 개최된 밀로셰비치 연합 시위에서 『이제 이 정권에 대한 선택을 내려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올해 안에 밀로셰비치의 거취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토 공습 기간 중 몬테네그로에 피신해 있던 진지치는 4일 돌아오자마자 새 정부 구성의 조건으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코소보 세르비아계 주민의 무사 귀환, 조기 총선 등을 내걸며 포문을 열었다.
진지치의 투사 경력은 화려하다. 93년 민주당 당수직을 차지한 뒤 96년에는 베오그라드에서 3개월 동안 수만명의 시민들이 벌인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베오그라드 대 철학과 시절에는 학생회장으로 학생 자치기구를 출범시켰다가 1년 징역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97년에는 3개 야당 연합의 지원에 힘입어 2차 세계대전 종전후 처음으로 비공산당 출신으로서 베오그라드 시장에 선출됐다.
코소보 사태는 그에게 새 정치적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 세르비아 관영 언론들에 「배신자」로 지목된후 몬테네그로로 피난한 그는 유럽 각지의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며 「포스트 밀로셰비치」를 준비해왔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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